살사리꽃(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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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 저 살사리꽃 하나에 눈맞출감각이 무뎌져 간다우리는 어디에 갇혀 지내는가가끔 하늘을 올려다 볼그 마음마저 각박해졌는가 하늘이 빛깔을 잃고 있고산들강이 빛깔을 잃고 있고오랜 삶의 터전 바다가제 빛깔을 잃고 있다나무가 처참히 고사해 간다 개발에 환장한 기후악당들거짓과 폭력에 맞서서 진실을목이 터져라 외치며저항하는 눈빛들이 있어그나마 세상은 버틴다 노동의 대지를 할퀴고 지나간폭염 폭우를 이기고이 가을 바람부는 들판에서저리도 맑고 곱게 핀살사리꽃이 신비로워라 이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괴물인간의 작품들대자연의 역습 앞에서아픔을 보듬는 생명평화결사나는 그들의 편에 서겠다
2024.10.01 -
역주행을 멈춰야 한다
역주행을 멈춰야 한다 잔인한 여름이 가고 살사리꽃 피는 가을 들녘이 선하건만 더 나아질 것도 없는 서민 살림들에 볕들 날은 언제일까 이 땅의 일하는 사람들 다 위기에 처했다 비상구조차 안보이는 민생은 어디에서 희망의 길을 찾을까 월급빼고 다 오른 시대 사회양극화의 골은 깊어져만 간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 아우성소리 들리는가 태풍이 몰아쳐 와도 생업을 포기할 수 없는 내 부모 형제 이웃들 국정파탄에 무너진 삶을 일으키기 위하여 역주행을 멈춰야 한다
2023.08.30 -
살사리꽃 피는 이 가을에
살사리꽃 피는 이 가을에 가을에는 살사리꽃 핀 저 들판으로 떠나가 보자 축제도 잠시 접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이 산하의 꽃넋들 못 잊을 얼굴들 내 가슴에 아로새기며 그리운 이름을 동지가처럼 외쳐 부르자 분단의 장벽은 더 높이 쌓여 가고 역사는 거꾸로 돌아가도 항쟁은 가열차거늘 민중이 부른다면 어찌 달려가지 않으랴 내 마음의 촛불 하나 꺼트리지 않고 불평등 세상을 갈아엎을 불가능한 꿈을 꾸자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2022.09.11 -
가을 살사리꽃은 피었는데
가을 살사리꽃은 피었는데 임항선 길 저 살사리꽃 옛 추억을 부르는가 회산다리 철길시장 난장 억척스럽게 꾸려가는 장삿일 삶들이 어제 오늘도 이어지는가 임항선 철길에 깃든 보따리상 통학생들 기적소리 아련하여라 회원초등 주변은 온통 아파트숲이 되어 그 시절 흔적조차 찾아볼 길이 없어라 서울 아파트 한채 10억 미친 부동산 집값들 이곳도 투기바람 공사중단 분양저조 꼴사나운 모습이구나 한낮 코스모스 살사리꽃이 피어난 내 살던 동네길을 걸으며 남모를 상념에 젖는가
202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