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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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귀뚜라미가 울어 쌓는 밤 동네텃밭 담벼락에 여주가 노랗게 달렸구나 씨뿌린 작물은 저렇게 잘도 여물어가건만 잔인한 올여름을 지나 우린 가을로 접어드는가 폭우에 패인 상채기들 채 아물기도 전에 추석 명절은 다가오는데 코로나 재유행 기상이변 속에서 걱정이 태산인 사람들 쓰라린 심정을 그 누가 알아주려나 먹고 사는 일에 부대끼며 아픈 몸 이끌고 오늘도 생활전선으로 나가는 소상공인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 흘린 땀방울이 빛나는 세상은 언제일까 갈라진 산천 곳곳에 성난 아우성소리 잠 못 이루는 밤을 울리네
2022.08.13 -
할머니에게 평화의 노래를
할머니에게 평화의 노래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맞이하며 마창진시민모임 제 단체들 청소년 문화모임들 문화광장에 모였어라 아베 이후 기시다 총리도 사죄없는 전쟁범죄 할머니들 사무친 한도 풀어주지 못한 참 부끄러운 우리나라 오늘은 경남의 청소년들이 인권 자주 평화를 위하여 욕된 역사를 잊지 않고 함께 하겠노라고 문화공연을 펼치는구나 구천을 떠돌고 있을 원혼들 평생을 기다려 왔던 그 한마디는 사죄이거늘 한맺힌 과거사를 어느 누가 묻어두자 하는가 피울음처럼 비는 내리는데 평화나비의 날갯짓은 한순간도 멈추지 않으리 명예회복 그날까지 우리의 약속을 지키리라
2022.08.12 -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제발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제발 80년만의 폭우 앞에서 수도 서울이 멈췄다 저 사라호 매미 태풍의 악몽에 소스라쳐 뉴스를 접하노라면 가슴이 아파오는구나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제발 도와주세요 고립된 채 소리쳐 봐도 죽거나 다치거나 무너지거나 잠기거나 뭇 생명이 위태로워라 천재지변이든 인재든 인간의 탐욕이 부른 대자연의 경고가 아닌가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된 지구촌 기후위기를 누구도 피할 수 없거늘 재앙이 터지고 나서야 허둥대는 꼴들이라니 예산깎은 공직자들 정쟁에 환장한 정치인들 민생은 별볼일 없는가 또 각자도생하란 말인가
2022.08.10 -
쓰레기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쓰레기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재활용 배출일이 아니어도 집집마다 거리마다 생활쓰레기 플라스틱 각종 폐기물 음식물까지 실종된 시민의식 탓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구나 우리가 피우는 담배 하나 필터에도 아주 작은 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니 참 놀라운 일이지 썩지도 않는 비닐봉지처럼 얼마나 위험스러운가 일반쓰레기 중 재활용은 40%가 안된다 그러고 플라스틱 알갱이는 물고기에도 가축에도 우리 몸 속에도 차곡차곡 쌓여간다는건만 종량제봉투에도 안담긴 채 오늘도 아무데나 버린 일회용 컵 포장 용기들이 골목길 도로가에도 낙엽처럼 나뒹구는 살풍경을 멈춰야 하리 바꿔야 하리
2022.08.08 -
한여름밤의 쑥부쟁이꽃
한여름밤의 쑥부쟁이꽃 입추를 앞둔 토요일 쑥부쟁이 하나 텃밭가에 피었구나 집 나서다 마주친 밤에 핀 저 꽃 왠지 잠 못 이루는 밤 시인의 심사처럼 뜬 눈으로 밝히는가 밤하늘에 뜬 달을 찾는 이 귀하듯 산길도 아닌 골목길 한켠에 얼굴내민 작은 꽃에게 눈길주는 그 한 사람 드물지 않더냐 시대의 감옥살이에서 야생초를 그리고 편지를 부친 양심수들 사색의 흔적들이 되살아 오는 듯 함께 맞는 폭염 속에 의연히 솟은 쑥부쟁이꽃 한 송이 내겐 길동무인 양 말을 건네어라
2022.08.06 -
전시체제 8월이 심상치 않다
전시체제 8월이 심상치 않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열대야 텃밭 풀벌레소리처럼 머릿 속을 맴도는 전시체제란 단어 하나가 잠 못 이루게 하는구나 도시는 봉쇄되고 평화의 목소리는 묻혀 총든 군인들 장갑차 거리를 휘젓고 다닐테지 경제와 민생의 돌파구인가 전쟁광 미국의 불질 중국 한반도 우크라 전선 세 군데서 동시다발로 터지는 전면 전쟁도발인가 8월의 한미군사훈련 기어코 핵전쟁을 불러 일으키고야 말것인가 상상이 현실이 되는 위험천만의 우리시대 얼마나 희생을 치르게 될까 군대간 아들은 무사할까 여름밤 잠에서 깨어 소스라치게 밀려오는 전쟁의 먹구름을 보는구나
2022.08.05 -
당신의 휴가는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휴가는 안녕하십니까 이 꼴 보자고 뽑았더냐 공정도 상식도 정의도 없지 않은가 윤석열 정부 석달 임기말이 따로 없구나 이재명 찍을 것을 후회스럽다는 탄식도 터져나오지 코로나 재앙에 3고시대 기후위기에다 선제타격 핵전쟁 전쟁위기까지 겹쳤으니 당신의 휴가는 안녕하십니까 묻기도 차마 부끄러워라 물고뜯는 당권 다툼에 민생은 뒷전인 채 정치보복에 열올리는 국짐당 정부 불통의 국정과제란 것들 이게 나라냐고 곳곳이 아우성이지 우리는 과연 언제까지 거대 보수양당에만 99% 노동자 민중의 삶을 맡겨둘 것인가 저 독식의 정치판을 불평등 세상을 뒤집을 진보의 꽃들이 한없이 소중하지 않으랴
2022.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