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뜨면 이 령을 찾아올테지요
2025. 5. 27. 21:23ㆍ<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
달뜨면 이 령을 찾아올테지요
지리산 가파른 능선을 넘어
함양 벽소령 계곡에
휘영청 떠오른 저 달이
길손을 붙잡고 얘기하는가
총성은 멎었지만
남북산야 꽃넋들의 한은
달빛 아래 번뜩인다고
징용을 피해 깊은 산으로
숨어든 젊은 사람들
해방정국이 되었어도
악질 친일파들은
제대로 단죄되지 못했고
그해 긴 여름
전쟁통에 다시 지리산으로
입산했던 빨치산들
영화로 드라마로 소설로
더러 접하곤 했던
1950년대 산사람들
이곳에 올라치면 생각나는가
광복 80년 세월
남과 북으로 갈라진 한반도
겨레의 비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무쳐라
계곡물은 아우성치는 듯
소리쳐 흘러가건만
뉘 있어 이 산에 깃들인
아픈 사연들을
귀기울여 들어주련가
벽소령에 달뜨면
이 령을 찾아올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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