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마음 산천은 알아주리라

2024. 4. 21. 22:18

 

진달래 마음 산천은 알아주리라
 
 
궂은 비 내리는 길가에서
목발을 짚은 채
막 출소한 이인모 노인
거처도 없던 장기수
그때 아버지로 모시겠다며
감시를 두려워 않고
선뜻 손잡아 준 그 사람
기억이 되살아 나는구나
 
군사분계선은 다시 닫히고
정벌전쟁 운운 시국
송환되지 못한 비전향 장기수
하나둘 돌아가시고
37년 감옥 살고 당당히 출소한
백절불굴의 애국투사
구순 나이 양희철 선생은
<신념의 강자> 시집을 펴냈네
 
이 산하의 피어린 자욱을
일일이 답사하며
산에서 싸운 빨치산 이야기들
한줄 한줄 써내려 간
싯구에 살아 숨쉬는구나
녹슬은 해방구에 서린
못다 이룬 염원이
진달래처럼 피어났어라
 
반년간지 <민족작가> 봄호
출간기념회 자리에서
민족통일문학상의 꽃다발을
그의 품에 안겨주었어라
종군기자 이인모 선생처럼
송환되었더라면
환영 인파와 함께 누렸을
영광처럼 눈이 부셔라
 
통일이 되어도 진정한 작가
시인으로 남을 수 있는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으니
여한이 없을란지요
만남의 집 장기수 동지들
민족작가연합 회원들
모두 축하의 노래를 불렀던
이날을 오래 기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