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해제 축하일에 부치는 시

2020. 10. 9. 19:41제4부·코로나 이후

 

 

격리해제 축하일에 부치는 시

 

 

바라보기만 해도 포근한 산

지리산에 놀러오란다

한때 저 산을 보면

피가 끓고 분노가 일었던

통일전사들의 싸움터

의신마을 지나

벽소령으로 올랐던 날

산나리꽃 산죽이

왠지 꽃넋들만 같아

그날의 총성이 들리던 산

지금은 산청에서

함양에서 위령제를 열고

피아간 화해하고

평화통일을 기리건만

아픈 상처들 남아 있어라

영국에서 고국을 찾은

페친 문최님의 14일간 격리

내일이면 끝난다는데

초청에 응하지 못하지만

등나무 화관처럼

창 밖 감나무 홍시처럼

내 마음의 고향 지리산을

조금이라도 가져가라고

그리운 이들을 만나

추억 속에 영원할 휴가를

 밀월처럼 보내라고

명자꽃과 함께

안부인사를 전하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