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며 살기

2016. 8. 6. 23:101부· 나에게 주어진 길




같은 곳을 함께 바라보며 살기



폭염 속에서 어느새

입추를 맞는가

또다시 시작해 봐야지

매 시련을 뚫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시여 무기여

굴하지 않고 노래한 길을

기어이 가야지


단 하루라도 맘 편히

쉴 수도 없는

민중의 억센 삶과

애끓는 투쟁을

온몸으로 부둥켜 안고

시인은 노래해야지


오만한 정권이 바뀌듯

이제 계절이 바뀌면

나의 몸도 마음도

새로워져야지

굽은 세상을 바로 펼

그 길 위에 함께 나서서

작은 힘 보태야지


<그 길에 길동무 없을

없고> 시집을

보급하느라 가슴아프게

지나친 일들이

내내 걸려 뒤척거린

열대야의 밤을

훌훌 떨쳐버리고

시대의 새벽길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