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한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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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작은 꽃이 아름답다
길가의 작은 꽃이 아름답다 천둥이 울고 번개가 친다빗소리가 아우성이다골목길 한켠에 숨어 있는 꽃작은 꽃도 깨어난다보랏빛꽃 속에 깃들인생명 평화의 길나락 한알 속의 우주처럼소중한 오늘이다하나둘 아파오는 몸일지라도아직 걸을 수 있다는 것감사한 마음이 든다착하게만 살다 가지 말고좋은 세상을 남기고 가라던어느 시인의 말이 옳다스쳐가는 이 길에도이름없는 삶들의 역사가스며져 있을 것이다사람이 하늘이다 희망이다작은 것들이 아름답다쏟아지는 빗줄기 속에보일 듯 말 듯한작은 꽃 하나에도 하늘과바람과 별과 시가내 가슴에 살아 숨쉰다
2024.08.21 -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었다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었다기후재난이 일상일 줄이야예전엔 미처 몰랐어라나락 한알 속 우주를 보았던무위당 장일순 선생그 심지를 알 것만 같아달이 나이고 해가 나이고분명 그대는 나일세 담담히 화두처럼 던진 말 속에 숨은 뜻은 무엇일까자연과 인간 사이뭇 생명의 공존이었을까벌써 1년 2년 세월이 갈수록지구촌이 위험해지건만무심했던 사람들 산들강 인명 재산도속수무책으로 당하는구나후세들에게 뭘 물려줄까핵 오염수까지 난리니삶의 터전 바다가언제까지 무사할 수 있나당장 나부터 급하지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2024.07.25 -
혁명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혁명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런 혁명도 다 있느냐 그대가 나였다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난초 서화를 접하고 나니 나락 한알 속의 우주 생명평화의 길 인간과 자연의 공존인 살림의 문명 생활 속의 먹거리운동인 한살림을 창시한 참뜻을 곰곰이 새겨보아라 혁명이란 게 보듬어 안는 정성으로 새로운 삶을 열어가는 노력이란 그 한마디가 예사롭지 않구나 박정희가 죽고 외신과 인터뷰한 기사라지 지학순 주교와 함께 원주를 반독재 산실로 만든 우리시대 생명사상가 찾기가 귀한 세상 무슨 인연이 닿아서일까 잃어버린 공동체를 간절히 기원하며 떠나는 순례의 길만 같아라
2022.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