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앞에서 혼자 울컥
2025. 6. 18. 04:45ㆍ카테고리 없음
능소화 앞에서 혼자 울컥
새들도 잠든 한밤중
비는 내리는데
담벼락 위에 능소화가
그리움처럼 피었네
눈에 선한 옥계 바닷가
고향길 황톳빛이
꽃잎 속에 어렸구나
어젯날 까치가 울고
행여나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까 기다린
석전동 글감옥 시절
골목길 어귀에
능소화가 피었댔지
내겐 상처꽃이네
찢겨진 이 산하에
철망 앞에서
붉은 담장 하얀 방 속
창살에 갇혔던
내 젊은 날도
해직의 세월도
이제는 추억이련만
풀지 못한 한들이
되살아 오는
여름밤에 마주친
저 능소화 꽃말처럼
사무친 기다림은
끝나지 않는가
버티고 이겨내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