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앞둔 봄밤의 달에게

2021. 3. 29. 03:56지금은 여기에

 

부활절 앞둔 봄밤의 달에게

 

 

겨울초 씨앗을 뿌려놓은

산중텃밭에 둘이서

달구경 하며 올라왔다

간밤 세찬 비에

벚꽃잎은 날려 쌓이고

밤공기는 선선한데

예전에 보이던 멧돼지도

고라니도 흔적이 없네

오두막집에 두고 온

길냥이 개구쟁이

마중나오는 약수터에서

물담고 내려오는 길

오늘따라 봄밤 달이 밝네

부활절 앞둔 주일이라

고난을 겪는 사람들

아픔을 나누며

억울한 죽음을 당한 이들

잊지 않고 함께 하는
4.16 세월호 참사 7주기

진실은 인양되었는가

이 시각도 청와대 앞

농성장을 지키는 유족들 

슬픈 밤하늘 달을 보며

그리운 이름들

사무치게 부르고  있을까

나는 저 달을 보며

간절히 빌 기원은 무엇인가

내딛는 발걸음 무거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