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죽음 앞에서
2018. 11. 11. 09:52ㆍ9부·잊지 말아 달라는
가난한 이들의 죽음 앞에서
길 가다가 은행잎이
툭 내 앞에
떨어지는 것처럼
가난한 이들이
속절없이 죽어가는 땅
고단한 노동 속에
몸 누일 곳조차
사각지대 거처였네
옛 산동네 판자집처럼
따닥따닥 붙은
고시원 쪽방에서
대피할 통로도 없이
불길에 휩싸여
참사를 당했다는
슬픈 소식이
내 가슴을 울리는가
서울 중심가 종로 그곳
단풍잎 물든 거리에
걸린 추모 현수막
"죽음보다 삶이
고통이고 절망인 세상
이제는 끝냅시다
바꿉시다!" 는
글귀가 절규이어라
생의 끝도 없이 이어진
비정규직으로
일용직 노동자로
살다 화재로
숨진 억울한 죽음들
빈곤없는 세상
집 걱정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비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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