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죽음 앞에서

2018. 11. 11. 09:529부·잊지 말아 달라는




가난한 이들의 죽음 앞에서



길 가다가 은행잎이

툭 내 앞에

떨어지는 것처럼

가난한 이들이

속절없이 죽어가는 땅

고단한 노동 속에

몸 누일 곳조차

사각지대 거처였네


옛 산동네 판자집처럼

따닥따닥 붙은

고시원 쪽방에서

대피할 통로도 없이

불길에 휩싸여

참사를 당했다는

슬픈 소식이

내 가슴을 울리는가


서울 중심가 종로 그곳

단풍잎 물든 거리에

걸린 추모 현수막

"죽음보다 삶이

고통이고 절망인 세상

이제는 끝냅시다

바꿉시다!" 는

글귀가 절규이어라


생의 끝도 없이 이어진

비정규직으로

일용직 노동자로

살다 화재로

숨진 억울한 죽음들

빈곤없는 세상 

집 걱정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비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