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그 길에 길동무 없을 리 없고> 후기^^

2016. 1. 10. 17:12후기·무크지 <마산문화> 등단한 이래

 

 

 

무크지 <마산문화>로 등단한 이래 내가 선 자리에서, 민중의 삶과 민족의 내일을 위하여 시 작품들을 써 왔다

 

 

시란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언어를 통한 자신과 사회의 정서와 사상을 표현하는 문예분야로서 타쟝르와 융합도 가능하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고 정도의 차이가 날 뿐이다. 80년대 중반 무크지 <마산문화>로 등단한 이래 지역과 전국을 아우르며 내가 선 자리에서, 민중의 삶과 민족의 내일을 위하여 시 작품들을 써 왔다. 마치 끝나지 않는 구도의 길처럼 시작업이란 것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다 보니 열악한 출판여건에서도 14번째 시집 <그 길에 길동무 없을 리 없고>를 펴내기에 이르렀다.

 

2년 남짓 꾸준히 써내려 간 이번 시편들 중 "1부/ 길 위에서"는 신앙의 발견과 명자꽃의 사랑이 새로운 서정적 자아로 형상화돼 있고, 우리시대 민중들의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가운데 활로를 열어가는 이들의 마음을 담아보았다. "2부/ 다시 새로운 시작"은 포기할 수 없는 사람사는 세상을 향한 그리움으로 지역사회에서 부딪치는 여러 느낌들을 그려보려 애썼다. "3부/ 조금만 더"는 문학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으로 시인의 집을 차렸고 마창지역과 전국의 관심사를 시적 자아로 용해시켜 굴하지 않는 기다림을 형상화해 보았다. "4부/ 잃어버린 것을 찾아서"는 고향 옥계, 유신시대 등 추억과 악몽을 잊지 않으며 소중한 것들을 보듬어 안고 싶은 나의 심정을 싯구에 실어놓았다. "5부/ 내 마음의 봄날까지"는 나름의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추가된 시편들로서 민생 민주주의 통일의 봄을 동시대 현안들과 함께 형상화해 보았다. 

 

일반적 시집과 달리 수록된 시편들이 많고 이번 14번째 시집도 두툼하게 생겼다. 문학활동을 통한 지역사회 공동선 실천이자 다른 세상을 꿈꾸는 작은 결실이라 생각한다. 시대의 어둠이 깊어갈수록 기나긴 기다림 끝에 맞이할 새날은 더욱 빛나기 마련이다. 그 누가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시인은 제 갈 길을 묵묵히 갈 뿐이다. 항간에서 얘기하는 시의 위기는 곧 삶의 위기이고 민중의 삶과 민족의 내일이 위험에 처했다는 반증이다. "시여 무기여"라고 노래한 김남주 시인을 다시 불러내야 할 엄혹한 시대에, 힘든 여건을 딛고 <그 길에 길동무 없을 리 없고> 14번째 시집을 출판하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인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무학산 자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