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두 개의 장승 있지

2014. 6. 19. 16:26제1부· 길 위에서

 

 

 

그곳에 가면 두 개의 장승 있지

 

 

경남대 인문학 강좌 갔다가

교정 곳곳에 배인

격동의 시기 흔적들을

잠시 돌아보았더니

최루탄 냄새가 그립더라

민주광장도 한마관도

대자보 게시판도

조용하기만 하구나

노인정 바윗돌에 앉아

두 개의 장승 만났네

3.15 지킴이, 10.18 지킴이

안쓰럽게 바라보니

가슴이 쩌르르하더라

웬 버섯이 다 돋고

애틋한 그리움으로

그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묵묵히 버티고 섰는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라고 

말을 건네며

껴안아 주고 싶었던

내 고장 마산의 혼불이여

추억은 이토록 남아

타는 목마름으로

그날 그때를 부르거늘

못 다한 사랑

못 다 이룬 투쟁

우리 곁으로

언젠가 꼭 찾아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