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2005. 4. 5. 23:06카테고리 없음

 

 
    해 당 화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랬더니, 봄이 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워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 들은 체하였더니, 야속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 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이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시 / 한용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