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22. 05:47ㆍ◆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후기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
유동렬 시집
13번째
ㅁ 후기
지금 시는 소통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번에는 북 콘서트 출판기념회라도 열어서 온오프라인으로 알고 지냈던
여러 지인들에게 시집과 함께 술 한잔을 대접하고 싶습니다.
13번째 시집 <길이 보이지 않는 거기서 길을 내>가 나오기까지
그간 조촐한 축하자리도 마련하지 못한 처지였기에....
개인적으로 긴급조치 9호 재심을 받게 돼 34년만의 무죄판결과
피해보상이 이루어지게 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됩니다.
서시, 1부 유랑, 2부 새벽달, 3부 순례, 4부 관계...
184편으로 시집치곤 분량이 두툼해서 잡지 편집을 택하게 됐습니다.
무척 불안한 세상에서 시인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더불어삶을 이루기 위하여
서정적 자아뿐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아낼 때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수영 시인이 '시여 침을 뱉아라'....라고 소리치게 된 것도
굽은 현실에 풍자와 저항을 멈추지 말라는 자각에서 우러나왔을 겁니다.
그동안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에 죽 올렸던 시들의 오프라인 시집입니다.
일기처럼 밤새워 써 내려간.... 시편들을 모아 숙명처럼
또 다시 펴 내게 된 나의 분신이 바로 오늘 이 시집입니다.
비록 힘은 들어도 꾸준히 가야할 길을 가는 게 나의 일이기도 하겠지요.
지금 시는 소통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기에
열악한 출판여건에도.... 세상 속으로 떠나 보내기로 맘먹었습니다.
시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시집을 찾아 읽다 보면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공유하고 느끼는 바가 더러 있을 것입니다.
항상 배낭을 매고 길 위에서 떠돌며... 민중의 한 사람으로서 지내왔던 시인에게
격려를 보내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길은 끝나지 않았고 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길을 내야 할 것입니다.
걸어온 길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 한 편 읽는 그 마음이 소중합니다.
- 2013. 12 무학산 자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