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골 약수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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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텃밭의 소소한 즐거움
산중텃밭의 소소한 즐거움 겨우내 묵혀둔 산중텃밭 꽃대가 올라와서야 배추밭을 갈아엎는다 상추심어 뜯어먹을까 해서 모처럼 둘이 함께 회원골 약수터로 와서 뙈기텃밭을 고르는 명자꽃의 남다른 열정 스트레스도 풀린다 하고 햇볕도 쬐니 좋단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 언제쯤 돌아갈지 기약없는 하루를 보내며 오늘만큼은 꽃도 보고 폰카로 사진도 찍는구나 고목엔 벚꽃이 피고 산속엔 진달래가 환하여라 어디 멀리 가진 못해도 고단한 장삿일 쉬고 밥값은 못해도 산길을 걸어 올라오니 찬바람마저 상쾌하더라 마중나오는 개구쟁이 사료도 챙겨주고 약숫물 받고 민들레 머구 한움큼 캐서 돌아온 소소한 즐거움 뉘 알랴
2021.03.22 -
땅과 말하는 심사를 뉘 알까
땅과 말하는 심사를 뉘 알까 벚꽃이 바람결에 날리는 산중 뙈기텃밭에서 쇠스랑으로 땅 일구는 집사람 명자꽃은 합천 가야산 아래 농촌 출신 고추수숫대로 울타리를 두르고 대나무로 경계를 표시한 저 텃밭에 상추라도 심겠다고 회원골 약수터 왔다가 개구쟁이 밥주고 흙을 파헤쳐 고르..
2020.03.31 -
냉이쑥국 해 먹은 늦겨울에
냉이쑥국 해 먹은 늦겨울에 밤에 일하고 낮에 자는 길거리 장삿일 탓에 햇빛 보기 어려웠는데 오늘 아침 교방천을 따라 회원골 약수터로 나무숲 산길을 걸어 올라가 보니 봄이더라 텃밭가엔 냉이 쑥 얼굴을 내밀고 고단한 우릴 반겨맞더라 명자꽃은 국거리할 요량으로 한움큼 캐서 냉이..
2020.02.21 -
회원골 약수터 가는 길에서
회원골 약수터 가는 길에서 무학산 회원골 약수터로 가는 길에 만난 하변 등산로 초입에서 주민들과 인사나누느라 참 열심히 다니더라 지역사회 행사때면 4월 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 후보 저 후보 명함도 받고 악수하지만 합포구 회원구는 독점권력이 이제나 바뀔 것인지 궁금터라 법..
2020.02.12 -
가끔 뒤돌아보며 살고 싶은
가끔 뒤돌아보며 살고 싶은 아직 매미소리는 요란하고 배롱나무는 붉은데 무학산엔 비안개 서리고 삼학사 길가엔 이른 낙엽들이 흩어졌어라 불타던 여름이 가는가 8월처럼 살자던 전국의 통일선봉대도 NO 아베! 분노의 촛불도 잠시 숨돌릴 틈 없이 이제 가을이 시작되는가 지난 폭염 속..
2019.08.21 -
때로 산중 텃밭에 가고 싶은 날
때로 산중 텃밭에 가고 싶은 날 장맛비가 시작되던 아침녘 회원골 약수터에 가니 도라지아저씨가 보이데 산중 길냥이들 밥도 나눠주고 살구도 좀 사고 내친 김에 문씨가 일구는 서원곡 둘레길 윗쪽 텃밭에 명자꽃과 함께 올라가 상추랑 깻잎이랑 따 왔다 오랫만에 만져보는 흙 텃밭의 감..
2019.06.26 -
작은 계곡 웅덩이에 눈길주며
작은 계곡 웅덩이에 눈길주며 여름 회원골 약수터 계곡 작은 웅덩이 하나 나뭇잎은 쌓이고 물장구도 노니는구나 겨울 명자꽃이 손빨래 설겆이 하던 곳 산속 길냥이들은 앙상한 몸으로 다니는데 하얀 개망초꽃은 지천이고 빨간 보리수열매는 가지마다 가득 달렸네 마른 계곡에 용케 고여..
2019.06.22 -
작은 산길도 순례길이 된다
작은 산길도 순례길이 된다 어린 길냥이 로드킬 당한 다음날 이른 아침 명자꽃과 함께 회원골 약수터 가는 길 가시울타리 너머로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산중 텃밭인가 여름꽃 수국인가 지금은 잃어버린 것들 그리움이 남아선가 모처럼 산으로 가는 길에 오두막 개구쟁이 밥도 챙겨 주..
2019.06.16 -
걷고 싶고 떠나고 싶은 가을날
걷고 싶고 떠나고 싶은 가을날 도로가 벚꽃나무 가로수에 어느새 단풍이 드네 회원골 약수터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만난 풍경이 가을이어라 호젓이 걷고 싶고 단 둘이 떠나고 싶은 계절이 성큼 다가왔는가 딱히 수확이라고 내세울 것이야 없지만 가난한 시인에게는 밤새워 쓴 시만 건졌..
2018.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