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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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길 소녀상을 보고 싶다
귀성길 소녀상을 보고 싶다 새들도 잠든 한밤중에 소녀상은 깨어 이대로 못 돌아가리 송편같은 달에게 입술을 깨물며 속엣 말을 건네는구나 친일매국노들이 날뛰니 일제는 사죄조차 않고 이역땅에서 돌아오지 못한 조선의 숱한 누이들 사무친 한을 둔 채 어찌 편히 잘 수 있으리 먼저 가신 고운 할머니들 볼 면목도 없어 추석 명절이 온들 이 몸으로 어찌 갈꺼나 두 주먹 불끈 쥐며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여 가을 단풍잎이 떨어지듯 남은 우리가 세상을 떠나면 넋이라도 나비 되어 훨훨 날아 고향 찾아갈까 반겨줄 이 만나 볼까 푸르른 솔 두른 기림비 맨발의 소녀상이 읊조리듯 한숨짓누나 그날의 아픔이 끝나는 날 귀성길 버스를 탄 소녀상을 보고 싶어라
2023.09.27 -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귀뚜라미가 울어 쌓는 밤 동네텃밭 담벼락에 여주가 노랗게 달렸구나 씨뿌린 작물은 저렇게 잘도 여물어가건만 잔인한 올여름을 지나 우린 가을로 접어드는가 폭우에 패인 상채기들 채 아물기도 전에 추석 명절은 다가오는데 코로나 재유행 기상이변 속에서 걱정이 태산인 사람들 쓰라린 심정을 그 누가 알아주려나 먹고 사는 일에 부대끼며 아픈 몸 이끌고 오늘도 생활전선으로 나가는 소상공인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 흘린 땀방울이 빛나는 세상은 언제일까 갈라진 산천 곳곳에 성난 아우성소리 잠 못 이루는 밤을 울리네
2022.08.13 -
긴급조치 시대가 오는가
긴급조치 시대가 오는가 1700만 촛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적폐청산하라고 밀어준 180석도 부질없이 제 기득권만 챙기더니 적폐에 잡아먹힌 20대 대선 절망이다 다시 긴급조치 시대가 돌아올 것같은 불안감은 나뿐일까 과거사 청산도 국정농단 청산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이대로 막을 내리는가 코로나 재앙도 물가고 경제위기도 기후위기도 한반도 전쟁위기도 자영업자 생존도 잠 못 이루는 밤이건만 혹독한 세월이 우리 앞에 닥쳤어라 일하는 사람들 내일도 더 암울해질 뿐 희망은 멀어져 가는가 노동의 땀이 빛나는 진보의 미래를 함께 꿈꾸고 실천하는 민중의 직접정치 삶과 투쟁이야말로 나에게 주어진 길이다
2022.03.10 -
잠 못 이루는 겨울밤에
잠 못 이루는 겨울밤에 연일 10만명대를 넘는 코로나 확진 탓에 외출도 조심스러운 나날 운 좋으면 안걸릴까 집콕에 TV 뉴스 페이스북 밴드 보느라 시간을 많이 들인다 추경이 합의통과됐다지 자영업자 숨 좀 돌릴까 CJ택배노조 대화 제의는 과연 받아들여질까 또 우크라이나 전쟁은 중국 북한까지 불똥이 튈까 어떨까 대선 정국 토론도 불평등을 갈아엎자고 당당히 선언하는 진보후보가 없다면 기득권 자리바꿈일 터 다시 잠 못 이루는 겨울밤은 어디 나뿐일까 방역지원금도 소외된 사각지대 사람들 한파 속 한뎃잠자며 농성하는 파업 노동자들 팍팍한 가슴에 촛불 하나 밝혀 주어라
2022.02.22 -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힘드시지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가 고독사가 부쩍 늘어나고 자발적 실업도 많아지는 추세라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고 말들 하지만 내가 노동을 멈추면 식솔이 도시가 궁핍해지기 마련이지요 폭염에 코로나에 사람이 나오질 않으니 장사도 안돼 돈이 돌지 않고 없는 살림에 더 죽을 지경이죠 땀이 쏟아지는 일터를 지키는 사람들 열사병에 쓰러질 판 한줄기 바람 아쉬운 무더위에 세상사는 돌고 돌아도 반가운 소식은 멀리 있고 달빛만 밝은 열대야에 풀벌레소리가 상념에 젖게 하지요 일찍 끊기는 시내 중심가 지친 모습이 뚜렷한 얼굴들이 슬퍼보이는 풍경을 마주하면 밤거리 버스킹 노래소리도 우울하게 들리지요 이러다 4단계 될까 봐 잠 못 이루는 밤이지요
2021.07.24 -
그 길이 험난해도 함께 가자
그 길이 험난해도 함께 가자 열대야 때문만이 아니다 슬픈 노동의 대지에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어지럽기만 한 소식들 앞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어라 "먹고 살기 힘들어" "언제 짤릴지 불안해" 근심 걱정으로 애태우는 일하는 사람들 서민들 비정규직이 차별대우를 무급휴직이 가정파탄을 몰고온 통탄할 현실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이란 이 땅에는 없거늘 정반대로 가고 있거늘 민주정부의 역설인가 아니면 배반의 역사인가 일터마저 빼앗겨 오늘도 처절히 단식농성으로 맞서는 우리 노동자들 지금 어떤 대우를 받는가 두 눈에 밟히니 어찌 맘 편히 잠을 이루랴
2020.07.21 -
잠 못 이루는 밤은 왜일까
잠 못 이루는 밤은 왜일까 ` 태풍이 빠져나간 뒤 후덥지근한 밤 모기 등살에 잠이 깨어 창동 한바퀴하며 바람 쏘이고 명자꽃과 들어왔다 그래도 잠 못 이루는 내겐 못 다한 날들이 아쉬워서 다시 일어나 앉았다 이런저런 생각에 시인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다 찾아뵙지 못한 빈..
2018.07.04 -
담배 한대 피우며 돌아보니
담배 한대 피우며 돌아보니 내겐 낮과 밤이 따로 없다 새벽 3시의 거리 폭염도 잠든 이 시각 어제 본 상현달이 보름달로 두둥실 떴다 저녁에 문상갔다가 술 깨고 일어나 뉴스를 죽 살펴본다 페북 좋아요를 누르고 시 구상도 한다 내일 일정을 챙기고 명함을 입력한다 저장된 사진들 중에..
2013.08.20 -
블로그북 시집 <길바닥 시> 후기^^
길 위에서 살며 투쟁하는 동시대의 대다수 민중들의 삶에 다가가기 왜 '길바닥 시'이어야 했는가? 길 위에서 살며 투쟁하는 동시대의 대다수 민중들의 삶에 다가가기 위한 몸부림의 표현이다. 1%에 맞선 99%의 삶은 자칫 유랑민 신세가 될 수 있다. 신자유주의, 한미FTA, 독재정권의 후과는 ..
2012.05.22 -
잠 못 이루는 밤에 시를 쓰며
잠 못 이루는 밤에 시를 쓰며 중학교 동기 녀석 또 식당 알아본다기에 창동에서 만나 같이 밥먹고 술 한잔 마셨다 잠시 눈 붙였다가 오늘도 밤중에 나온 길이다 쫓기는 인생도 아닌데 맨날 밤길을 걷고 컴 작업을 한다 페북도 열어 좋아요를 누르며 소통하는 시간 야당 탄압 소식이 핫이..
2012.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