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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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꽃은 누구를 위해 피는가
그 꽃은 누구를 위해 피는가 장마 끝나니 폭염이구나 여기저기 행사 집회 막 뛰어다닐 때는 내 눈에 띄지 않던 도라지꽃 힘든 나날을 버텨 가는 올여름 담벼락 아래 상자텃밭에 피어난 저 꽃 오래 눈길이 머무는가 두견산 넘고 옥사천 건너 벽계리 마지막 고개 눈물재에 남몰래 뿌리내린 그 꽃이 아니어도 오미란의 도라지꽃 노래는 내 가슴에 남아 있네 한 편 영화 속에 영원히 살아 잘나도 못나도 제 고향이 제일 아니요 당차게 대답하며 끝까지 제 고향을 일궈낸 도라지라 불리던 억센 여성이 생각나네 철조망을 넘어 바다를 건너 남북산야 도라지꽃은 하나의 핏줄 하나의 겨레 우리를 위해 피었어라
2023.07.27 -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여주는 노랗게 익어가는데 귀뚜라미가 울어 쌓는 밤 동네텃밭 담벼락에 여주가 노랗게 달렸구나 씨뿌린 작물은 저렇게 잘도 여물어가건만 잔인한 올여름을 지나 우린 가을로 접어드는가 폭우에 패인 상채기들 채 아물기도 전에 추석 명절은 다가오는데 코로나 재유행 기상이변 속에서 걱정이 태산인 사람들 쓰라린 심정을 그 누가 알아주려나 먹고 사는 일에 부대끼며 아픈 몸 이끌고 오늘도 생활전선으로 나가는 소상공인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 흘린 땀방울이 빛나는 세상은 언제일까 갈라진 산천 곳곳에 성난 아우성소리 잠 못 이루는 밤을 울리네
2022.08.13 -
없는 살림에 더 가혹한
없는 살림에 더 가혹한 추석이 오기도 전에 기후위기 폭염 속 오미크론 변이까지 휩쓸고 다니니 하루 벌어 먹고 산다는 650만 자영업자 생활고가 아우성이네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인플레시대에 매출은 뚝 떨어져 영세 소상공인 빚내서 버틸 판인데 올여름을 어찌 넘길까 남의 일이 아닐세 이러다 8월 중순이면 30만 넘게 걸릴라 불안한 예측이 나오건만 과학방역은 응답없고 자율방역 각자도생 검사비가 5만원이라네 걸려도 출근한다지 타이레놀로 무사한가 지원금도 사라져 나도 걸리면 어찌될런지 조심스런 하루를 보내야 하는 슬픈 나라 정부를 믿을 수 없네 민생은 누가 살릴까
2022.07.26 -
거꾸로 도는 세상 좋은가
거꾸로 도는 세상 좋은가 폭염경보가 내렸던 어제 호들갑떠는 사람들 인간의 탐욕 탓에 온난화는 더 심해질 터이건만 어디 기후위기뿐이던가 고시원 재건축에 밀려 이사비 보상금을 요구하던 젊은 두 사람이 숨져간 참담한 부동산 투기공화국 집값 땅값 너무 올랐다 임대차법도 손본다 하고 규제도 대폭 푼다니 가진 자들은 투기광풍에 또 놀아나겠거늘 없는 살림에 서민들은 전월세 맞추느라 등골이 다 휠 지경이더라 경자유전 농지개혁도 흘려듣고 넘어갈 일인가 주거권 보장 공공개발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건만 거꾸로 도는 세상이다 정치보복 뉴스로 칠갑한 국짐당 정부에 뭘 기대할까 아리랑고개를 넘듯 올여름 나기가 힘겹겠네
2022.06.20 -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걸음을 멈춰 이름을 불러주는 꽃 올해도 능소화는 피었구나 담장 높다랗게 서서 누군가를 기다린다더냐 무학산 산행갔다가 중리쪽에 하산해 임항선 철길따라 걸으며 만난 적 있는 분홍빛 꽃이여 올여름도 시인과 함께 긴 장마철을 나 보자 꽃말이 애달픈 사랑인가 사무친 그리움인가 가..
201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