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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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도 비껴간 숨은 그림찾기
붓도 비껴간 숨은 그림찾기 고 현재호 화백이 사랑한 어시장 여인들 항구도시 마산의 풍경 아련한 추억이런가 한잔 술에 취해 흥얼거리던 옛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건만 붓도 비껴간 이들을 어쩌랴 다이소 갔다가 마주친 어둔 길 위에서 팔지 못한 생선 네 마리 올려 놓고 잠든 어느 할머니의 모습이 영 잊히질 않아라 악착같이도 낭만적이지도 못한 길바닥 노점상 생존마저 위태로운 삶을 화가는 공감했을까 오동동 소리길 벽화야 아름답게 와 닿아도 폭망경제 가난한 사람들 마지막 노점을 편 우리시대의 레미제라블을 외면하지 않았는가 난 화가가 그리지 못한 숨은 그림을 찾고 싶어라
2024.03.29 -
사라지는 것은 오징어만이 아니다
사라지는 것은 오징어만이 아니다 동해안 오징어는 어디로 갔을까 어민들 상인들이 울상이다 부랴부랴 정부는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다 제주 앞바다에선 자연산 미역이 돔이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인간과 자본의 탐욕이 저지른 인과응보가 아니던가 바다의 비극은 일회성이 아니다 나가도 오징어 못 잡는 어선들 조업을 할수록 적자라니 어디 오징어잡이만 그럴까 무서운 기후위기 재앙 앞에서 산들강뿐 아니라 바다까지 생계의 터전이 사라지는 오늘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30년 동안 이어진다면 수산물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강릉 주문진항 어시장이 서해안산 아르헨산 오징어를 쓴다 해도 이 재난을 피해갈 수 있을까 바다의 신음소리 어민의 탄식이 뉴스를 타고 우리 가슴에 파도가 치듯 아프게 밀려온다
2023.12.06 -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시장에 비옷 사려고 갔다가 상인회 전회장을 만나 요새 경기가 어떻습니까 물으니 말도 마란다 장삿일 다 죽을 지경이란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전인데도 심리적 위축 탓인지 불안한 감이 역력하단다 어시장이 타격받으면 창동 오동동 식당 술집들도 뭘 갖고 장사를 할까 물가고에 악재가 하나 더 덮친 최악의 여름이 되겠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수많은 상인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 아닌가 어찌 어시장 하나뿐이랴 아이들 학교급식도 안심하지 못할 판이라지 폐업한 점포들 노점들 마주치면 마음이 안쓰럽다 장마철 막걸리 파전 생각보다 앞으로 뭘 해서 살까 시장 나들이길이 무겁다
2023.06.25 -
이제 아이들 김도 못 먹인다
이제 아이들 김도 못 먹인다 불안한 마음 떨칠 수 없어 가족 밥상을 책임진 주부도 학교급식 어린이도 거리로 뛰쳐 나왔어라 방사능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일본땅 호수에 버리든지 아니면 깊이 파묻든지 하면 될 것이련만 왜 태평양 바다로 쏟아붓나 해류를 타고 흘러 흘러갈 세슘 오염수 과연 안전할까 남해안 어민들 양식업자들 자갈치 어시장 상인들 벌써 한숨짓고 있다건만 후쿠시마산 수입 면죄부를 주자는가 한심한 정부여 일본 간 시찰단도 못믿을 판 생계보호 대책은 있는가 한반도 전쟁위기만 고조시킬 자위대 입항도 열불나건만 이미 선박 평형수로 이 땅에 들어온 방사능 물 원산지 둔갑한 일본산 수산물 3고시대 생업도 위태로운데 바닷가 어시장에 발길 뜸해지면 식당도 술집도 집밥도 얼마나 고통을 겪어야 할까 시내 한복판에서 시위..
2023.06.02 -
방사능 오염수는 어디로 흐를까
방사능 오염수는 어디로 흐를까 어시장에 방사능 측정기가 등장한 적이 있었지 오염된 세슘 수산물 걱정 탓에 상인도 소비자도 불안했지 선박 평형수에 실린 오염수는 이미 현해탄을 건넜다건만 올 봄에 방류하겠다지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참사 백년이 지난들 무사할까 농작물도 수산물도 동물도 안심하지 못할 죽음의 방사능 이제 해류를 타고 남해안으로 밀려오겠거늘 어찌 팔짱끼고 바라보랴 가뜩이나 소비 위축된 마당에 어시장은 더 힘들겠네 이제는 폐쇄 추세라는 원전 대신 대체에너지가 바람직하건만 윤정부는 거꾸로 장려하겠다니 노후원전 사고날까 두려워라 한국민 식탁까지 위태로운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나는 결단코 반대한다네
2023.02.14 -
태풍전야 무탈하시기를 빌며
태풍전야 무탈하시기를 빌며 태풍전야 비상상황이다 오래 된 지붕을 줄로 묶고 텃밭 남새들 챙기고 전기 가스 단도리하는 날 마산만 어시장 중앙부두 저 태풍 매미때 악몽이 다시 눈 앞에 선하다 3고시대 세상 이리 힘든데 더 위험한 힌남노까지 우리를 못살게 구나 제주 남해안 전라도 경상도 서울 강원도 할 것 없이 휩쓸게 생겼다 하니 농작물도 가축도 어장도 차량도 가로수도 무사하긴 어렵겠구나 반지하 세 모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농성 노동자들은 안전할까 폭우 피해 이재민들은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까 걱정 떨치기 어려워라 이변이 일상이 돼 버린 기후위기 재앙인가 제발 무탈했으면 좋으련만 태풍 속보는 불안하구나
2022.09.04 -
이순신의 바다가 위태롭다
이순신의 바다가 위태롭다 주말에 바다로 떠나려다 멈칫 드는 생각 하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되고 남해안까지 흘러든다면 우린 어떻게 될까 등 휘어진 물고기를 잡고 기형아를 출산하고 느닷없이 암에 걸린다면 저 낙동강 녹조보다 수백배 더 위험한 재앙들이 눈에 선하지 않는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해류를 타고 흐르는 그날 청정한 남해안도 우리어업도 어시장도 다 죽게 생겼건만 잊고 지내지들 않나 잃어버린 바다 그때서야 가슴을 친들 뭣하랴 이순신의 바다 열 척의 배 기적은 없다 바닷길 걷다가도 한번쯤 떠올려 보자
2022.08.27 -
어시장 새벽길 동네한바퀴
어시장 새벽길 동네한바퀴 별빛만 파리한 새벽길 어시장으로 일하러 나가는 사람들 부지런타 더러 장보러 일찍 끌차끄는 식당주인들 청소차가 다니고 환경미화원이 거리를 빗질하는 시간 옛 남성동 선창가 수산시장은 불이 환하고 노점도 전을 펴고 억척스레 삶을 꾸려가는 항구도시 마산을 기억하는 출향인들 추석이면 꼭 들르는 시장 전어축제 열리는 그 푸른 바다가 그리워 고향생각 날 터 처서 지나고 비온 뒤 선선해진 가을 초입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란 오래 그 자리를 지킨 어시장 상인들이 아니랴 때로 동네한바퀴하며 삶의 풍경을 담아 보라
2022.08.25 -
수변공원 도시의 품격인가
수변공원 도시의 품격인가 마산 어시장 바닷길 따라 서항부두 수변공원까지 죽 걸어가느라니 해양신도시 주변 경관이 참 많이 달라졌어라 김주열 열사 인양지를 거쳐 시민들이 걷고 쉬는 옛 국화축제장 매립지 무학산 임항선길 마산만으로 이어지는 관광코스 되련가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자리 슬펐던 악몽을 떠올리며 한바퀴 둘러보는 내 심사여 무대에선 새물맞이굿 행사가 신명나게 펼쳐지는구나 애초 반대했던 매립지 자리에 해양신도시 완공되면 과연 명품도시 가능할까 수변공원은 도시의 품격일까 푸른 바다 새물은 돌아올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걷다가 니콘 카메라로 풍경사진 여러 컷 담아 두었지만 여기저기 재개발로 무학산도 돝섬도 가려져 서운하더라
2022.05.30 -
어시장 장보러 갔다가
어시장 장보러 갔다가 이른 아침 어시장 생선파는 노점에서 고등어를 다 사고 장삿일 하려면 밥을 잘 챙겨 먹어야 버틴다는 명자꽃 그리곤 골목길 나물파는 점포에서 콩나물 두부 사고 아는 사이라 근황을 묻자니 새벽 4시에 나와서 전펴는데 코로나 탓에 너무 힘들다는 말이 동병상련이더라 없이 사는 사람들 극한생존이란 게 슬프게 와 닿는 어시장 장보는 길 아픈 마음은 아픈 마음을 서로 알아주는 듯 발걸음 무거워라
2021.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