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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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는 안녕들 하십니까
우리 동네는 안녕들 하십니까 기후위기에 신음하는 지구 우릴 괴롭히는 것들이 폭우 폭염뿐만이 아니다 이 땅 여기저기 버려지는 쓰레기더미 도시고 농촌이고 할 것 없이 한숨이 절로 일어난다 분리수거가 지켜지던가 재활용이 20% 될까 매립을 해도 소각을 해도 오염은 피할 수 없다 70년대로 돌아가 소비패턴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솔깃해지건만 이윤을 쫒는 자본의 탐욕이 대량소비를 부추긴다 산도 강도 바다도 마을도 몸살앓고 있지 않은가 기후재앙을 부르는 인간들의 인과응보 아니랴 아무데나 널브러진 쓰레기들 멀지 않아 재앙으로 돌아와 뭇 생명을 병들게 한다 우리 삶을 가꾸고 지켜가는 사람의 마을이 간절하다
2023.08.02 -
더불어숲이 그리운 여름날
더불어숲이 그리운 여름날 그마나 뒷산 숲이 있기에 바람쐬러 산책하고 고단한 심신도 챙기니 산딸기 맛보는 산길에서 뭇 생명의 숲이 소중한 줄 알겠더라 파헤쳐지고 사라지는 숲이 너무 아쉬워 도심 속의 나무 한 그루 골목길 꽃 한 송이 허투루 볼 게 아니더라 새소리 풀벌레소리 들리는 사람의 마을이 정겹게 다가오는 여름날 잠시 시름을 떨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 우리가 부대끼는 세상도 더불어숲을 이루어 서로 그늘이 되어 주고 수박 한쪽이라도 나눠 먹을 수 있다면 소소한 행복이 아니랴
2022.06.21 -
비내리는 산중텃밭 밤마실
비내리는 산중텃밭 밤마실 탈출하고 싶었던 유신시대 난 부산에서 전라도로 갑갑한 대도시를 떠났지 교사 초임 발령 시골마을 광양군 진상중학교 백운산 아래 밤별만 빛나고 인적 끊긴 숨죽인 동네 문학도의 방랑벽이었을까 낯설은 광주 무등산으로 무작정 버스를 타고 갔더랬지 정상 레이더기지 빨간 불이 왠지 분단의 아픔같았던 그해 밤마실이 아득하여라 오늘은 무학산 자락 명자꽃이 대파 심어 놓은 산중 뙈기텃밭으로 초여름 밤비를 맞으며 호젓이 밤마실 다녀왔건만 개구쟁이 길냥이는 어디로 갔는지 흔적없네 비가 내리는 밤이면 시내 중심가도 썰렁해 장삿일은 쉬는 것만 못하지 가문 대지를 적시는 단비같은 밤마실이 아쉬워 사람의 마을에 웃음꽃 피어나는 공동체가 그리워라
2022.06.15 -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며
사람사는 세상을 부르며 경남의 확진자 수가 심상찮은 봄날 숲속길 오랫만에 가니 진달래도 돌탑도 반갑게 우릴 맞는가 코로나로 인심마저 팍팍해져 가는 슬픈 세상이 서러워 더불어삶을 일굴 공동체가 절실한 오늘 내가 쏟아야 할 땀 과연 어디일까 이웃이 이웃이 아니고 형제가 형제가 아닌 경쟁만이 판치는 살벌한 생존의 땅에서 끝내 포기 못할 사람의 마을을 찾아 단 하루를 살아도 대동세상을 꿈꾸리니 주저앉지 말자 숲속 오솔길에서 마주친 돌탑에 작은 돌 하나 내 소망 하나 얹자
2022.03.30 -
첫눈 내린 풍경을 대하며
첫눈 내린 풍경을 대하며 따뜻한 입동 지나고 비바람 치더니 거리엔 은행잎이 날리고 함양 덕유산엔 첫눈이 저리도 쌓였구나 이제 겨울채비를 할 서민 살림들 형편이야 나아지겠나만 내일 위한 오늘을 악착같이 살아갈 뿐 정권이 바뀐들 별 달라질 것 있을까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선거혁명 없다면 우리 삶이 좋아질까 연일 선거판 뉴스에도 대선 의제 중에 노동 농민 빈민 정책은 어찌하여 안보일까 첫눈 내린 풍경 고와도 찬바람 속에 실려 아우성소리가 들리는 사람의 마을엔 기쁜 소식은 멀어라
2021.11.09 -
이른 아침 봄의 길목에서
이른 아침 봄의 길목에서 시린 아침 하늘을 보라 은행나무 숲 위로 기후변화 위기에도 맑고 푸른 저 빛 세상사도 이처럼 아비규환이 사라졌으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독재든 민주주의든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공동선이 없다면 피 흘려 바꾼들 투쟁은 헛될 것이니 산길을 오르다 가끔 하늘을 바라보자 사람의 마을은 더불어 살고 아끼며 같은 방향을 응시하며 함께 일구어 나가는 것 봄의 길목에서 작은 지혜를 깨우쳐라
2021.02.23 -
겨울 생존의 길 위에 서서
겨울 생존의 길 위에 서서 겨울엔 새들도 길냥이도 먹이찾기가 힘들다 저 산 숲속에도 뭇 생명들 살고 있건만 생존에 몸부림친다 사람의 마을도 마찬가지 길거리의 고된 삶은 끊을 수 없는 생목숨처럼 장사 채비를 하고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빈부의 골짜기는 깊게 패여 가증스럽다 일손..
2019.01.23 -
사람의 마을에 꽃비는 내리고
사람의 마을에 꽃비는 내리고 꽃샘바람 부는 토요일 나는 어디로 갈까 서원곡 둘레길도 좋겠고 벚꽃구경도 괜찮지 창동 오동동으로 주말의 밤거리를 걸으며 마음 맞는 지인과 술 한잔 나누는 것도 사는 재미가 있겠거니 여기 회원골 오두막집에서 내려다 보아도 올려다 보아도 온통 봄..
2018.04.07 -
장맛비 속 마산역 광장에서
장맛비 속 마산역 광장에서 오늘같이 비내리는 날 훌쩍 떠나고 싶지 추억어린 마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저 낙동강이든 섬진강이든 차창 밖 풍경을 하염없이 내다보며 가슴 설레이는 여행길에 오르고 싶지 월말 결제날 훌훌 털어버리고 단둘이서 함께 사람의 마을을 찾아서 알콩달콩 이야..
2015.06.30 -
여름산은 우리를 반겨 맞았네
여름산은 우리를 반겨 맞았네 마산 근교산을 탄 지 2년째 김해 장유 굴암산으로 여럿이 함께 오르는 여름 신안마을 당산나무를 지나 계곡을 따라서 쭉 가며 맑은 물 보니 상쾌하여라 땀 흠뻑 적시며 한 걸음씩 내딛는 산길은 초록빛 나뭇잎들로 그늘 이루고 수수천 년 제 자리에 서서 산은 뭇 생명을 ..
2010.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