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생명(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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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올라온 부추가 봄이로구나
갓 올라온 부추가 봄이로구나 꽃샘추위에 장독 물이 얼었네 어느 농사꾼은 마늘이 반 이상 얼어죽었다는데 겨우내 언 땅을 뚫고 올라온 초벌부추 반가워라 허구헌 날 공천 파동 뉴스보다 노동의 땀 스민 대지에 새 작물이 움트고 자라나는 뭇 생명들이 경이로워라 부추씨앗을 받아두고 심었던 산중 오막살이 추억이 새삼 떠올라 웃음짓는구나 텃밭 하나 가꾸면서 호미 쥔 손이 소중하더라 남도의 들녘 바닷가 노지에서 겨울 추위를 이기고 솟은 딱 한번 베어 먹는다는 초벌부추에 봄소식이 들려라
2024.03.02 -
바다를 믿고 삶을 기댈 수 있나
바다를 믿고 삶을 기댈 수 있나 들리는가 바다의 신음소리가 고통에 몸부림치는 뭇 생명들의 비명소리가 방사능 핵오염수 3차 방류 이미 걷잡을 수 없다 삼중수소 농도가 최고치에 새로운 발암물질 발견 30년보다 더 길어질지 모를 일본의 해양범죄를 이대로 두고봐야 하는가 오염수 검역 예산 처리 비용에 166억 혈세를 쏟아붓는 윤정부 이게 나라냐 국민의 안전도 국민의 밥상도 아랑곳않는 통탄할 시대 오래도록 삶의 터전인 바다는 봄바람 불면 새잎 돋아나듯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해산물이 빠진 음식 요리를 감히 상상할 수 있을까 파도치는 바닷가 마을들에 핵 오염수 밀려오는 재앙의 그날을 어찌할까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조차 무슨 효력이 있을까 지구촌이 시름시름 앓는다 오늘은 이 바다가 죽고 내일은 저 바다가 죽는 슬픈 ..
2023.11.05 -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최선을 다해 피어나는 삶이란 생의 한가운데 서서 우리의 삶이란 이 가을날 단풍잎처럼 아름다운가 묻자 노동의 땀방울을 흘리며 살아가는 뭇 생명 생존의 긴 대열에서 사라져 간 사람들 우린 지켜주지 못했다 슬픈 소식들이 오늘도 뉴스에 뜨고 살풍경한 도시들 범죄가 끊이지를 않는다 일하다 죽어가는 노동자들 그 얼마인가 억울한 죽음들은 또 다시 계속되는가 사람사는 세상을 목놓아 외쳐 부르건만 시대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눈부시고 장엄한 풍경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굽은 세상을 바로 펴는 투쟁의 한길 아니랴 작아도 못나도 최선을 다해 피어나라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내 생의 흔적이 우리가 갈 길이어라
2023.10.13 -
가을을 누릴 시간이 오래도록
가을을 누릴 시간이 오래도록 이 세상에 살기 위하여 태어난 뭇 생명들이 고통 속에 사라지고 있다 전쟁 질병뿐 아니라 기후위기가 일상까지 우리 삶을 위협한다 원전 석탄 에너지를 바꿔 바람 햇볕 물 자연을 재생에너지로 쓴다면 오죽 좋으랴만 자본의 탐욕은 끝이 없다 파국을 향해 거침없이 흘러가는 세상이여 지금과 다른 길을 가라 농업도 식량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 닥쳐온 기후재난 앞에서 산 들 강 바다 지구촌 삶터가 파괴된다 생명 있는 모든 것들에 평화를 깃들게 하라 우주에서 한번뿐인 내 삶이 소중한 오늘이기에 함께 살기 위하여 핵을 넘어 생명 평화로 나아가는 기후행동 더이상 미룰 수 없다
2023.10.05 -
파란 물이 두려운 바다
파란 물이 두려운 바다 돌이킬 수 없다 핵 오염수 바다로 방류가 되는 재앙의 날 체르노빌처럼 수십 년이 지난들 방사능은 뭇 생명을 앗는다 삶터가 사라질 것이다 지구촌을 위협하는 해양투기 이건 범죄다 한미일 동맹이 기회였나 제2의 경술국치란 분노가 솟는다 일제불매 운동이 다시 불붙는다 후쿠시마 죽음의 그림자가 우릴 덮친다 절망은 절망을 반성하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다
2023.08.23 -
우리 동네는 안녕들 하십니까
우리 동네는 안녕들 하십니까 기후위기에 신음하는 지구 우릴 괴롭히는 것들이 폭우 폭염뿐만이 아니다 이 땅 여기저기 버려지는 쓰레기더미 도시고 농촌이고 할 것 없이 한숨이 절로 일어난다 분리수거가 지켜지던가 재활용이 20% 될까 매립을 해도 소각을 해도 오염은 피할 수 없다 70년대로 돌아가 소비패턴을 바꾸자는 이야기가 솔깃해지건만 이윤을 쫒는 자본의 탐욕이 대량소비를 부추긴다 산도 강도 바다도 마을도 몸살앓고 있지 않은가 기후재앙을 부르는 인간들의 인과응보 아니랴 아무데나 널브러진 쓰레기들 멀지 않아 재앙으로 돌아와 뭇 생명을 병들게 한다 우리 삶을 가꾸고 지켜가는 사람의 마을이 간절하다
2023.08.02 -
비오는 날의 낭만은 사라지고
비오는 날의 낭만은 사라지고 극한호우가 쏟아진다네 순하게 내리면 오죽 좋을까마는 하늘의 뜻인가 대자연의 역습이런가 목숨도 재산도 도로도 집어 삼키는 장맛비 무서운 재난이다 지구촌의 기후위기가 눈 앞에 닥쳐왔는가 아침 뉴스를 듣자니 온통 물난리 소식이다 곳곳에서 사태가 터지고 미처 피할 새 없이 휩쓸려간 뭇 생명들 참담한 날이 계속되는가 애지중지 농사일도 영세한 장삿일도 폭우가 그치지 않으니 장마철이 큰 위기다
2023.07.16 -
내 안의 우주를 깨치며
내 안의 우주를 깨치며 나락 한 알 속에도 우주가 있듯 한 사람 속에도 뭇 생명과 관계맺은 삼라만상이 살아 숨쉬거늘 우리가 몸담은 지구별에 해와 달 산 들 강 바다 새 물고기 짐승 산천초목 소중한 줄 모른다면 기후위기 재앙을 어찌 극복할까 환경 생명 평화를 노래하는 문화예술인들 기후행동을 실천하는 시민들 4대강은 흘러야 하듯 내 안의 우주를 살리는 길 아니랴 늦깎이로 깨치노라
2023.01.24 -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제발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제발 80년만의 폭우 앞에서 수도 서울이 멈췄다 저 사라호 매미 태풍의 악몽에 소스라쳐 뉴스를 접하노라면 가슴이 아파오는구나 거기 아무도 없나요 제발 도와주세요 고립된 채 소리쳐 봐도 죽거나 다치거나 무너지거나 잠기거나 뭇 생명이 위태로워라 천재지변이든 인재든 인간의 탐욕이 부른 대자연의 경고가 아닌가 이제 생존의 문제가 된 지구촌 기후위기를 누구도 피할 수 없거늘 재앙이 터지고 나서야 허둥대는 꼴들이라니 예산깎은 공직자들 정쟁에 환장한 정치인들 민생은 별볼일 없는가 또 각자도생하란 말인가
2022.08.10 -
시대의 공동선은 무엇인가
시대의 공동선은 무엇인가 얼마나 많이 억울한 죽임을 당했던가 얼마나 많이 전쟁을 겪었던가 얼마나 많이 불의가 판쳤던가 인권주간을 맞이하며 다시 한번 아픈 역사를 새겨라 생명 평화 정의를 이 땅에서 실현하는 길은 무엇인가 올해가 가기 전에 시대의 양심수들은 풀려 나올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노동자 서민들은 과연 무사할까 뭇 생명이 위태로운 기후위기 탓에 코로나 역병 탓에 지구촌 재앙은 언제 끝날지 모르건만 제 잇속만 챙기며 우린 공동선을 외면하고 있지 않는가 자신에게 물어보라
202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