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57)
-
외딴 곳에서 물 먹는 길냥이
외딴 곳에서 물 먹는 길냥이 개구쟁이 새끼야옹이가 계곡에 물 먹으러 나올 만큼 좀 컸구나 여덟 중에 셋만 폐가 뒷쪽에 생존해 있는지 얼룩이 검정이들 밥 줄 때면 어미따라 달려나오네 약숫물 마시고 산중 텃밭의 상추 호박잎 챙기고 내려오니 고단한 명자꽃 길거리장사 시작이라 남성..
2018.07.22 -
잊지 못할 담배연기를 날리며
잊지 못할 담배연기를 날리며 단식할 때 가장 예민한 담배냄새 기억나지 문학도 시절부터 지금까지 시인의 오랜 벗인 망우초를 끊을라치니 내 마음 애달프네 발암물질인 걸 알고도 여지껏 피우고 자나깨나 곁에 둔 담뱃잎에 중독됐어라 금연한다고 하니 좋아요 누르고 댓글을 다는 페친..
2018.04.09 -
울 젊은이들 군대 안가는 날 올까
울 젊은이들 군대 안가는 날 올까 그래 긴장을 풀게나 평창평화올림픽 이후에도 한미군사훈련이 핵전쟁 위험이 없기를 우린 간절히 원하지 한 페친이 쓴 기발한 상상의 시 한편이 나를 깜짝 놀래켰네 "최전방에 근무하는 군인들에게 고함 다운로드 받아서 영화도 실컷 보고 여자친구한..
2018.02.15 -
겨울 눈덮인 텃밭가에서
겨울 눈덮인 텃밭가에서 겨울 텃밭은 동면 중인가 쪽파도 김장배추도 흰눈 속에 묻혀 새움트는 봄을 기다려 언몸을 움츠렸는가 살아 있거니 좋은 날도 보리니 진달래산천을 기다리는 내 마음 같아라 한밤중엔 고라니도 새끼 멧돼지도 먹이찾아 내려오는 곳 길냥이도 뛰놀고 새들도 쉬어..
2018.01.26 -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산중에 뜬 초승달을 보며 일 마치고 들어와 문득 드는 생각 이런 밤에는 혁명을 논하기 좋지 아직 못다 이룬 꿈을 위하여 인터넷혁명이든 촛불혁명이든 나서야 할 때거늘 하룻일의 노동에 지쳐 그냥 잠들기엔 빼앗겨 버린 우리 젊은 날이 죽어간 열사들이 ..
2018.01.14 -
그곳에도 야생초는 피었을까
그곳에도 야생초는 피었을까 그해 남한산성에 갇혔을 때 거긴 꽃도 없더라 유신말기 긴급조치 9호 징역 2년살이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내 가슴에 새긴 젊은 문학도 그 시절 서정적인 꽃보다 시대의 진실을 보고팠네 세월은 흘러 석전동 삼호천변에 핀 저 유채꽃을 보며 곱다고 말을 건네..
2017.05.07 -
다시 진보정치의 부활을 꿈꾸며
다시 진보정치의 부활을 꿈꾸며 저 초승달마저 없었더라면 내 마음 쓸쓸했으리 우리 후보가 뛰고 있다는 것만큼 팍팍한 삶들을 일으키는 희망이어라 하나로 뭉쳤던 진보의 꿈들이 별처럼 흩어져 제각각 빛을 발하는 오늘 내딛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구나 돌 우에 피는 시련의 꽃들 이..
2017.03.30 -
내 마음 머무는 곳 어디인가
내 마음 머무는 곳 어디인가 설 연휴 오동동에 나오니 거리의 겨울나무가 내 눈길을 끄네 아침에 내린 비 그치고 안개 서린 무학산 저 멀리 바라다 보이는 마산의 중심가에 오래 버티고 선 헐벗은 은행나무가 푸르를 때쯤이면 좋은 소식이 들려오려나 명절날 조선소에서 해고된 노동자가..
2017.01.29 -
새해에 부치는 내 마음 하나
새해에 부치는 내 마음 하나 2017년도 바람이란 광풍일까 아님 봄바람일까 아슬한 북미관계도 닫힌 남북관계도 정권교체도 술술 잘 풀릴까 미국 트럼프시대 3월 키리졸브 독수리훈련 한국 참수작전 북한 대륙간 탄도로켓 발사가 되면 선제공격 전면전이 될 핵전쟁 위험일랑 감지되고 있..
2017.01.04 -
나팔꽃 잎새도 붉게 타오르더라
나팔꽃 잎새도 붉게 타오르더라 누가 심었을까 저 나팔꽃 잎사귀에 단풍들었네 우리 처음 만나도 반가운 얼굴인 것처럼 내 눈길을 끄는구나 온산이 타오르는 이 가을에 대출불가 조바심하는 시인의 집 살림이란 어찌 혼자만의 일이랴 불타는 단풍잎도 민중 총궐기의 분노같고 근심걱정 ..
2015.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