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9호(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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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누군가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세월 속에 아련한 만남이 있다 저 80년 국보위 해직 이후 공립중에서 사립고로 공채를 통해 잠시 몸담았던 창신공고 국어교사 시절 그때 학생 하나가 인사를 하니 일순간 당혹스러웠지만 해직교사로 안기부 조회에서 다시 교단을 떠나야 했던 아픈 기억이 되살아왔다 그때 글쓰기를 통해 독해력을 높이려 2부 학생들이 쓴 사연들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졸업 후 실업자 될 것 같다 공고출신 장래가 막막하다 노동조합도 없던 때니 그렇듯 불안한 기색이 역력한 국어수업 작문이었다 어느덧 50대 중반씩을 넘은 나이라니 벌써 그리됐나 오동동 밤거리 국화 앞에서 추억삼아 한컷 남겼다 지리산을 타기에도 예전같지 못한 내 몸이 서글퍼도 명자꽃이 찍어준 사진 한장 먼훗날 해당화 시인의 삶의 흔적삼아 남기련..
2023.10.27 -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노래하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노래하라 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때까지 첫 마음으로 달려가자 유신독재 광주학살을 거쳐 87년 6월항쟁 7,8월 노동자투쟁 88년 조국통일투쟁 그날이 내 가슴에 아로새겨져 있네 강고한 90년대 노동해방 투쟁 2천년대 민주정부 수립 투쟁까지 거리의 시인으로 싸웠어라 유신말기 긴급조치 9호 감옥도 잊지 못할 80년 교사 해직도 지난 세월 투쟁의 기억일 뿐 나의 삶은 후회는 없어라 역사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도 다시 촛불을 드는 민중들 아우성은 멈출 줄을 모르는가 세월은 쉴새없이 멀리 흘러 어느새 희끗한 머리칼이 되어 밤새워 쓰는 시 한 편으로 성치 않은 몸을 버티고 있거늘 고난의 십자가에 기대기보다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며 사람사는 세상을 외쳐부르는 해당화 시인의 세상살이가 앞서 걸은 전사들..
2022.08.15 -
잊지 못할 그때가 생각나
잊지 못할 그때가 생각나 장맛비 쏟아지는 아침 천둥번개가 치듯 오래 된 벗으로부터 페북 메시지가 새처럼 날아들었다 박몽구 시인! 80년 광주에서 만나고 마포 개마고원에서 함께 봤던 그날 이후 서로 안부를 물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출판사를 꾸려가고 평등과 소통을 지향하는 계간지를 15년째 펴내고 있네 유신시대 긴급9호 광주 트라우마 평생 안고 사는 시인 6월항쟁 심포지움에서 "유신의 아픈 추억을 넘어" 축시를 낭송하던 사진을 보고 정정하니 반갑더라 오월전사들이 못다 이룬 대동세상의 꿈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켜줘서 고맙네 부마항쟁에서 광주항쟁 6월항쟁으로 이어진 격동의 시대를 온몸으로 싸운 젊은 날 우린 어제가 아니라 민족의 운명을 민중의 삶을 위하여 오늘에 살고 있지 언제 소주 한잔 하세
2022.06.27 -
제2의 전두환을 심판해야 할 때
제2의 전두환을 심판해야 할 때 다시 돌아보는 79년 유신말기 80년 광주학살 그날이 살인마 전두환 죽음 앞에서 소스라치게 되살아나는가 긴급조치 투옥 국보위 해직 고통을 겪은 나로서야 원한인들 왜 없겠냐마는 승려였던 5.18 피해자 이광영님 척추관통상을 당하고 평생 휠체어를 타고 다녔던 당신은 "5.18에 원한도 없으려니와 작은 서운함들은 다 묻고가니" 아픈 유서를 남긴 채 무거운 짐을 내려놓으셨는가 김재규 의사 10.26 거사가 80년 봄 서울 백만 시위가 빛을 발했더라면 피의 학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을 쓰라린 역사의 교훈으로 뼈에 사무치게 새겨야 하리라 또 광장의 촛불이 아니었다면 국정농단 박근혜 쿠데타 음모를 어찌 막을수 있었을까 이제 권력교체기 대선 정국 박정희 전두환을 찬양하는 독재 잔재를 청..
2021.11.25 -
노태우 그는 사죄하지 않았다
노태우 그는 사죄하지 않았다 절망은 절망을 반성하지 않고 5공 쿠데타 학살은 학살을 사죄하지 않는다 나 역시 피해자였다 박정희 유신독재 반대 긴급조치 9호 구속 80년 광주학살 이후 국보위 교사 해직 41년 세월 상처는 그대로다 이제 노태우 그가 죽고 복수의 총탄은 아직 날리지도 않았건만 국가장이 웬 말인가 용서못할 학살자에게 그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인가 망월동에 잠든 전사들이 이 소식을 들으면 다시 총을 잡고 싸울테다 나도 짱돌을 들고 추억 속에 영원할 그날처럼 구호를 외치며 싸울테다 그해 학살자들은 결코 사죄하지 않았다 섣불리 화해를 말하지 말라
2021.10.28 -
1979년 그해 젊은 날을 부르며
1979년 그해 젊은 날을 부르며 누가 먼훗날 군사법정에서 재심 무죄를 받았단 소식이라도 접하는 때면 난 41년 전 그날이 자다가도 언뜻 떠올라 군용트럭에 실려 겨울바람 맞으며 잡혀간 남한산성 감옥이 생생하여라 겁없던 청년문학도가 쓴 통일시 한 편이 뭐라고 반공법은 봐주고 긴급조치 9호 징역 2년 아무래도 억울한 그 시절 지금도 분단병을 앓지 최전방에서 초병을 서며 틈틈이 문고판을 읽곤 했던 젊은 날의 열정이 철망 앞에서 고뇌하며 분단독재를 거부했어라 재심 보상으로 과연 치유될 수 있을꺼나 갈라진 이 산하 곳곳에 사무친 아픔들을 어찌하랴 화해와 통일의 길로 오도가도 못하는 남북산야 웬 국방예산은 증강되고 미군주둔비는 줄곧 인상압력을 받는 판이니 자주없이 통일없다는 외침이 하나 틀린 말 아니어라 아직도 의..
2020.12.17 -
기나긴 세월 아픔이 치유될까
기나긴 세월 아픔이 치유될까 강산이 네 번 바뀌어서야 검찰 직권으로 과거사 재심 청구라니 저 유신독재 시절 긴급조치 9호 시국사건들 계엄령 위반 사건 5.18 민주화운동 사건 부마민주항쟁 사건 진실화해위 권고 사건 등 누구는 변호사를 끼고 누구는 작고하고 누구는 병석에 누웠고 ..
2019.06.30 -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가 버린 세월이라 탓하지 말라 산중에 뜬 초승달을 보며 일 마치고 들어와 문득 드는 생각 이런 밤에는 혁명을 논하기 좋지 아직 못다 이룬 꿈을 위하여 인터넷혁명이든 촛불혁명이든 나서야 할 때거늘 하룻일의 노동에 지쳐 그냥 잠들기엔 빼앗겨 버린 우리 젊은 날이 죽어간 열사들이 ..
2018.01.14 -
시대의 양심수를 가족 품으로
시대의 양심수를 가족 품으로 독방에 갇혔던 그 세월 우린 양심수였고 사상범이라 불렸다 저 유신의 긴급조치 9호 숱한 사람들이 끌려와 고통받았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독재의 악법으로 창살 속 하얀 방에서 민주주의가 꽃필 날을 애타게 기다렸다 시대의 양심수였다 그런데 성탄절 ..
2017.12.07 -
긴급조치 9호를 적폐청산하라
긴급조치 9호를 적폐청산하라 국민이 주인인 문재인정부 국정과제 1호는 "적폐청산"임을 밝혔다 특히 박정희 체제 유신독재 청산이 급선무라면 저 긴급조치 9호 1140명 피해자들을 특별법 제정으로 빼앗긴 세월을 보상하라 7월 19일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에서 내 눈길을 끈 것은 국가의 ..
2017.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