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내 님도 돌아오소>

시장과 전장에서 뭣이 중한디

해당화시인 2025. 6. 1. 08:15

시장과 전장에서 뭣이 중한디

창동의 골목길은 평온하다
프리마켓 난장이 서고
오가는 시민들은
눈길을 주며 말을 건넨다
문득 박경리 선생의
<시장과 전장> 소설이 떠오른다
만약 오늘 오후 5시
최후통첩 시각에
DMZ 넘어 포성이 울린대도
삶의 행진은 계속된다
"어떤 짓을 해도 지금은 사는 일이
징그러운 그런 때가 아니에요"
지영의 시장이 억척같다
시내에 볼 일 보러 나왔다가
둘러보는 창동예술촌
작은 장터가 내겐 경이롭다
평화를 산산이 부수고
뭇 생명을 살륙하는
전쟁의 공포도 잠시 잊은 채
골목골목에 차려진
상품 부스들을 살펴보며
한컷 한컷 캐논 EOS 카메라에
장날 풍경을 담는다
설령 한치도 분간할 수 없는
불바다의 광풍이
남북산야에 몰아친대도
시장과 전장에서
왁자지껄 시장은 설 것이고
이념의 대결을 넘어
희망은 억세게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