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작은 것에도 눈길을(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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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가도 시는 남는 것
세월은 가도 시는 남는 것 벌써 은행알 떨어졌네 불종거리 가로수 은행나무는 아직 푸른데 계절은 참 빠르구나 올 추석 맞기 전에 못 다한 일 남았건만 가을비는 부슬부슬 이내 가슴에 내리는가 해당화의 시가 끝나지 않는 노래이듯이 오랜 기다림도 풀리지 않은 한도 어찌 기약이 없는..
2018.09.13 -
왜 건설노동자가 거리로
왜 건설노동자가 거리로 올 초봄이었던가 회원골 재개발지구를 지나다 건설노동자 투쟁 현장을 보았다 영세한 지게차노동자를 우롱하는 롯데건설을 규탄하는 집회였다 그러다가 오늘 전국의 건설노동자들 하루 총파업 뉴스를 접하고 언뜻 생각이 났다 포괄임금제 폐지 휴일을 쉬고 싶..
2018.09.12 -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함께 가자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함께 가자 계엄령 선포로 촛불시위를 유혈진압하겠다는 쿠데타 내란음모 뉴스를 접했을 때만큼 한순간 나는 충격에 빠졌다 국정농단 사법농단 양승태 대법원장 재판거래는 법치주의를 무너뜨렸다 박근혜 부정선거를 덮어버리고자 세월호 고의침몰 진보당 해산 ..
2018.09.11 -
어둠살 깔린 산중 텃밭가에서
어둠살 깔린 산중 텃밭가에서 회원골 무학농장 산길 해지고 난 뒤 산중 텃밭에 가면 귀뚜라미 소리 상추 배추 씨앗들을 쑥쑥 자라게 하네 멧돼지 고라니도 찾는 곳 암자 계곡의 물소리도 한데 어울려 가을밤을 맞이하지 호두알들이 떨어지고 댓잎들 날리는 삼학사 뒷편 약수터 자리 정든..
2018.09.09 -
옛 마산형무소 터를 지나다가
옛 마산형무소 터를 지나다가 불종거리 은행나무 거리에 가을비 그치고 뜬 반달 옛 마산형무소 터를 쓸쓸히 비춰주고 있는가 억울한 죽음들은 오늘까지도 헬조선의 땅에서 추락 질식 감전 압착 수장 총상 자살 등 끝나지 않는 슬픔이어라 삼팔선처럼 쪼개진 저 달 아직도 휴전상태인 한..
2018.09.06 -
북측 선수단을 응원하는 이유
북측 선수단을 응원하는 이유 우리는 다시 만났다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북측 선수단을 환영하고 응원하는 아리랑응원단 "만나야 통일이다" 그 말이 실감나는 경기장 경남도민일보 1면에서 환한 얼굴들 보니 상봉의 날인 양 반가워라 판문점선언 이후 미국이 뭔 짓을 해도 우리 ..
2018.09.03 -
텃밭 갈아엎고 씨앗 뿌리고
텃밭 갈아엎고 씨앗 뿌리고 폭우 그친 뒤 산텃밭에서 잡초 무성한 땅을 명자꽃이 갈아엎는다 곡갱이 낫 호미 흙묻은 연장을 꺼내 묵은 뙈기텃밭을 골라서 씨앗을 뿌린다 상추 배추라도 심궈놓고 찬거리로 밥상에 올릴 요량이다 흙손으로 일한 원초적 노동을 잊은 사람들 많건만 우리농..
2018.09.02 -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요
사노라면 좋은 날도 오겠지요 무학산 산중 뙈기텃밭에 갔다 오는 길에 언뜻 눈길이 가는 서원곡 윗쪽 흰바위 그 위로 비구름 능선에 서린 사무친 풍경 왠지 내 마음 같아라 쉽사리 떨쳐 버리기가 힘든 고단한 삶이여 1인 자영업자의 빚이란 게 시인의 집뿐 아닐진대 오늘 발걸음은 무거워..
2018.08.31 -
그리움으로 돌아보고 싶은 풍경
그리움으로 돌아보고 싶은 풍경 산중 텃밭에서 호박잎 따는 명자꽃 이 시간만은 홀가분하고 소중하여라 사진 한장에 추억을 새기듯 살아가는 재미도 맛보며 단란한 시절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네 어제는 폭우가 쏟아진 이곳 비내리는 무학산이 왠지 정겹게 다가오더라 고단하기만 한 ..
2018.08.28 -
추억의 어시장 새벽시장에서
추억의 어시장 새벽시장에서 새벽 어시장에 나가 보았다 길거리 장사하는 곳 명자꽃이 말린땡초 상추 양배추 무말랭이 오이 찬거리를 여럿 샀다 직접 기른 작물들이라 싼 편이라고 한다 최저임금 핑계로 가격 올린 업체 많다는데 여기는 직거래라 좋다 옛 마산의 향수가 배인 새벽시장..
2018.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