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못다 이룬 꿈(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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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폭탄이 전쟁을 부르는 입동날
말폭탄이 전쟁을 부르는 입동날 어젯밤에는 새끼멧돼지가 길 앞에 기다리더만 오늘밤에는 어미가 보일까 조심히 귀가하는 산중 오두막살이에도 겨울준비 입동은 찾아왔건만 아서라 김장보다 겨레의 운명을 더 걱정해야 할 때여라 미 트럼프의 무기강매에다 한미일 영국 인도까지 합세..
2017.11.07 -
첫눈 소식을 접하는 내 마음은
첫눈 소식을 접하는 내 마음은 단풍인가 싶더니 첫눈이네 오늘 산중 찬바람에 갈색 나뭇잎들 지더니 저기 설악산엔 눈발이 날리는구나 이제 겨울이 닥쳐오는가 올가을을 보내기 전에 못 다한 일들 손꼽아 보면 몇몇이랴 눈쌓인 산에 오르면 타는 심정을 식혀주려나 낙엽조차 죽은 자들..
2017.11.04 -
시월의 마지막 밤에 창동에서
시월의 마지막 밤에 창동에서 시월의 마지막 밤에 난 무엇을 할까 국화꽃 빛 작품이 어우러진 창동 밤거리를 걸으며 6월항쟁 표지석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날을 돌아보네 10.26 그때는 아연 활기가 넘쳐 흘렀던 기억이 생생하여라 유신독재가 쓰러지고 80년 봄이 승리하였더라면 희..
2017.10.31 -
희생을 잊은 민중에겐 해방이 없다
희생을 잊은 민중에겐 해방이 없다 오래 된 등산화를 신다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떨어진 배낭도 모자도 등산조끼도 잠바도 바지도 중고더라 펜탁스 중고카메라도 그새 고장이 났네 시인이 양복입은 적은 저 교사시절 강사시절 이후 영세받을 그때뿐이었고 훌쩍 길 떠나도 좋을 산행 복..
2017.10.28 -
국화축제장의 밤바다 풍경에서
국화축제장의 밤바다 풍경에서 국화축제에 가면 으레껏 마산 밤바다 풍경을 그리운 얼굴인 양 시인의 카메라에 담지 비린 추억의 선창가 등대는 바닷길을 밝히고 저기 마창대교도 빛나고 돝섬이란 정겨워라 둘러보던 어느 시민은 다 메꿨네 라며 자꾸 매립돼 가는 바다를 안타까워하더..
2017.10.25 -
참담한 심정은 밀양뿐 아니다
참담한 심정은 밀양뿐 아니다 탈핵이 그리도 힘든 건가 공약조차 어기고 성주 사드배치에 이어 다시 한번 배신감을 안기는가 밀양의 기대도 간절한 108배도 충격 속에 빠져 버렸네 저 신고리원전 5,6호기를 공사 재개하라니 악몽의 송전탑 핵발전소 재앙을 이대로 당하란 말인가 12년 싸워..
2017.10.23 -
이 가을에 내가 부를 노래는
이 가을에 내가 부를 노래는 가을 축제철은 돌아왔건만 우리 마음은 편한가 서민들이 짊어진 빚의 무게에 웃음조차 사라지려나 단풍 물드는 이 산천에 핵전쟁 전면전은 삶을 산산이 파괴시킬 터라 10월은 내내 불안하여라 비바람 짖궂은 날씨에도 하룻일도 쉬지 못하는 노동자 영세상인..
2017.10.14 -
산중 텃밭에 가을비는 내리고
산중 텃밭에 가을비는 내리고 가을비가 소리치며 내리는 회원골 오두막집 텃밭 바라보기만 해도 좋아라 숲에서 까치 까마귀 같이 울어쌓던 산중살이에서 자급자족 상추 배추 쑥갓 파 남새들이 탈없이 잘 자라주니 고마워라 호두나무 토토리나무 위엔 청설모가 가지를 타고 뛰어다니고 ..
2017.10.12 -
내 가슴 속에 가을꽃은 피는가
내 가슴 속에 가을꽃은 피는가 회원골 산길에서 만난 저 꽃 하얀 구절초가 고와라 그 누가 심었을까 바람결에 꽃씨가 날라와 여기 뿌리내린 꽃 꺾지 못할 신념인 듯 산화한 꽃넋들인 듯 의연히 피어난 가을꽃이여 총부리 겨눈 산천에도 감옥 담벼락에도 그리운 얼굴들처럼 손을 흔들며 ..
2017.10.09 -
학교에 정규직 비정규직 따로 있나
학교에 정규직 비정규직 따로 있나 5.18 광주학살이 없었다면 나는 교사였을테다 섬마을 중학교 국어선생 명사십리 해당화 피고 파도 철썩이는 신지도라 그곳에서 멋들어진 시를 썼을 거다 그땐 비정규직이란 용어조차 전교조도 없었고 차별은 당연시되었다 30년 넘게 세월이 흐르고 교..
2017.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