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부·여럿이 함께(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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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에게 부치는 내 마음
겨울나무에게 부치는 내 마음 다시 겨울나무로 서서 잎들은 다 떨궈도 뿌리는 깊이 내리고 까치집 하나 얹고 새봄이 오기까지 기다리는 저 은행나무 가로수 길 위에서 사는 우리 처지랑 같아라 대설 눈발도 비껴가는 마산 불종거리 형무소 자리 아프구나 또 연장된 2단계 연말연시는 실종되고 자영업 한숨소리는 깊어만 가는데 올겨울 지나면 괜찮을까 사각지대 늪에 빠진 수많은 노동자 서민들 휑한 겨울나무처럼 왠지 낯익은 풍경 바라보는 내 마음도 동병상련이런가 간절히 기도올리고 싶은 코로나블루 밤이어라
2020.12.08 -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 웬 코로나 계엄령에 밤 9시면 불이 꺼지고 거리엔 인적이 드문 잔인한 겨울 가장 힘겨운 사람들의 눈물 한방울 내 가슴에 떨어져 함께 울고 싶은 날 전태일 3법 하랬더니 노동개악할 판 우리농업 살리랬더니 예산도 재난기금도 농민생존은 무시 3단계 또 올라가면 자영업자 문닫을 판 어찌 잠인들 편히 잘 수 있을까 검찰개혁 시국선언이 실현되면 좀 나아질까 뭐 어디 하나 맘 붙일 데가 없는 스산한 계절에 잠 못 이루는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밤새 안녕들 하냐고
2020.12.05 -
창원시 거리두기 2단계에
창원시 거리두기 2단계에 정말 힘든 시간이네요 코로나19 계엄으로 밤 9시면 세상이 멈추네요 1단계던 창원시도 오늘 자정부터 2단계 재난문자가 날라오고 마창진 지역 모두 확진자가 계속 나오네요 외출 모임을 않거나 저녁 먹고 술 한잔 하고 일찍 하루를 마감하는 시민들의 일상 배달앱보며 장사하는 상인들의 심정 집합금지된 업종은 속이 타들어 가겠지요 동네 행사도 공연도 속속 취소된 판이고요 연말인데 경기가 추락하게 생겼지요 이제 재난지원금 얘기가 절로 나오는 때이건만 나라빚 타령 전에 국방예산 5.5조원 삭감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진보당 논평이 가장 눈길을 끄네요 지구촌에 닥친 재앙을 함께 이기는 길을 삶의 자리에서 다시 고민케 되네요
2020.11.28 -
방역하듯 안전 챙겼더라면
방역하듯 안전 챙겼더라면 어제 또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오늘은 20대 청년이 파쇄기에 끼여 숨지고 가장인 건설노동자가 공사판에서 추락사하고 내일은 어디서 누가 우리 곁을 떠날지 불안하다 코로나 사망자보다 4배가 많은 산업재해 하루 7명꼴이다 산재공화국을 벗어나자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전태일 3법을 요구하며 열사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코로나정국을 뚫고 총파업을 단행한 민주노총의 집회를 감히 누가 철회하라는가 부모형제의 생존이 달렸다 전국 곳곳이 일어섰다 재벌콩고물을 받아 먹은 정치인 언론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 기댈 곳이라곤 일하는 사람들의 힘 노동개악 저지 단결 투쟁 쟁취가 아니랴 우리 함께 떨쳐 나서자
2020.11.26 -
돌아오지 못한 원혼들이여
돌아오지 못한 원혼들이여 단풍잎이 다 질 무렵 어언 70년 세월 숨죽여 살아야만 했던 피울음 삼켜야만 했던 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피해자 노인네가 된 유족들에게 이제서야 열린 과거사 재심 법정에서 무죄 판결이라니 국군 경찰에 남편잃고 미군에게 자식잃은 93세 황점순 할머니 소식을 듣자 내뱉은 말 "그래도 볼 수도 없다 아이가" 한마디가 돌아오지 못한 억울한 영혼들을 부르는 통곡소리이더라 경남도 합동추모제 진혼무에 깃든 한들을 언제나 풀 수 있을까 학살의 산들강바다 그날의 원혼들이 고향산천에 돌아올까 가슴앓이 긴 세월 기다림이 끝이 날까 통한의 역사를 곱씹어보는 오늘이어라
2020.11.23 -
들으라 농사꾼의 외침을
들으라 농사꾼의 외침을 이 땅의 농민들은 왜 여의도 곳곳에서 농협중앙회 앞에서 민주당사 앞에서 궂은 날에도 새벽부터 트럭에 나락과 곤포를 싣고 아스팔트 농사를 그 언제까지 지어야 한단 말인가 벼 수확 25% 줄고 내다팔 나락이 없다고 아우성인데 정부 보상도 재해지원금도 없이 식량주권 지키는 농사꾼의 삶이 고향땅 농촌이 무너지고 있는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울려퍼지는 농민들의 목소리 농업적폐를 갈아엎고 농정을 바꾸자는 전국농민대회 투쟁은 뜨거워라
2020.11.20 -
겨울을 부르는 빗 속에서
겨울을 부르는 빗 속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불종거리 은행잎도 비바람에 흩날려 지고 마스크 쓴 시민들 바삐 갈 길을 가는가 코로나 재난문자는 잇따라 울리고 300명 선을 넘었다니 걱정부터 앞서네 창원시도 의창구 성산구 진해 북면 할 것 없이 확진자가 나오는 판 마산도 안전지대가 될 수 없겠거늘 비내리는 수요일 밤 창동 오동동 중심상가도 발길이 뜸해졌구나 공연 취소 소식일랑 페북에 올라오고 점포 문닫는단 비명도 벌써부터 나오는구나 기후위기 탓인가 세균실험실 탓인가 지구촌이 위태로운 오늘 재앙을 겪으며 반성할 일은 무엇인가 바꾸어야 할 삶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네
2020.11.18 -
빈집이 시인의 거처다
빈집이 시인의 거처다 중성동 골목 빈집에서 건너편 빈집으로 얘기잘해서 옮긴다 포털뉴스는 허구헌날 아파트 몇억 오른 기사만 올려대더만 152만호 전국의 빈집들 공유하자는 기사는 눈에 띄기 어렵더라 암걸렸다가 베푸니 몸도 나아졌다는 집주인 할머니 마음 없는 살림에 힘이 돼 명자꽃과 함께 또 이삿짐을 나른다
2020.11.17 -
세월호는 과거사가 될 수 없다
세월호는 과거사가 될 수 없다 세월호는 왜 방치하고 있나 청와대 앞에서 찬이슬 맞으며 한뎃잠자며 노숙농성 단식농성을 펼치는 유족들 시민들 4.16 진실버스가 전국을 돌며 호소하는 세월호 참사 7주기까지 진상규명 약속이행 아우성이 쟁쟁하여라 한달 넘도록 곡기를 끊고 문재인정부의 결단을 절절하게 요구하는 생존자의 심정은 어떠랴 오늘 세월호 시국선언 전교조 교사들이 대법에서 유죄를 받았다 사법적폐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난 판결 어찌 분노치 않으랴 촛불이 타오르지 않을 때 국정농단 무리들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건가 더이상 늦춰서도 더이상 멈춰서도 안될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라 이제나 저제나 기다렸던 참담한 세월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2020.11.12 -
오동추야 버스킹의 밤거리에서
오동추야 버스킹의 밤거리에서 드라이브 스루 국화전시회도 아쉽게 막을 내리고 창동 눈꽃 날리는 야시장 축제 오동추야 버스킹 공연도 끝나고 초겨울 추위가 한기를 느끼게 하는 밤거리 온누리상품권 페이백 이벤트 중심상가에 활기가 돌더라 코리아 페스타 할인행사 경품 응모도 많이들 하겠고 코로나 방역도 철저히 경제도 살리자는 창원시 상인도 시민도 힘모았어라 장미와 민들레를 수놓은 빛의 거리 포토존 가족나들이에 인기였어라 움츠러들었던 코로나 경기 조금이나마 펴졌을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점포 문을 열고 전을 펼치는 상인들 시름 덜어졌을까 고단한 장삿일 쉴 수 없어도 먹고 사는 일 소중하여라 단풍 보러는 못 갔어도 마산 창동 오동동 축제의 밤은 내 가슴에 울긋불긋하여라
2020.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