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길 위에서(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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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열사들을 기리며
돌아오지 못한 열사들을 기리며 간밤 언뜻 떠올랐던 오늘이 바로 유월항쟁 27주년이구나 이른 아침 텃밭을 일구다 돌아본 내 젊은 날의 열망이여 386세대도 아닌 저 유신말기 긴급조치 9호 세대로 해직교사로서 최루탄 속을 뛰었던 민주화대행진의 그날을 박종철 이한열 열사들의 이름조..
2014.06.10 -
모여라 한 표! 밝혀라 촛불!
모여라 한 표! 밝혀라 촛불! 한 표! 왜 이렇게 눈물이 나지 오래 빼앗겨 지냈던 주권을 찾아서 6.4 지방선거 일곱 개 기표를 하고 나서는 길 촛불 하나 켜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 성난 민심이 사무쳐 와서일까 한 표 한 표가 슬픔을 넘어 분노를 넘어 사람사는 세상을 찾아가야겠지 또 다시 ..
2014.06.04 -
긴급조치 9호 위반 후회없다
긴급조치 9호 위반 후회없다 난 참 순진했지 몰랐다고 군사법정에서 대답했더니 교사 신분의 지식인이 그럴 리가 없다고 징역 2년을 때리데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유언비어 유포 불온한 시를 쓴 죄로 감옥에 갇혔지 5월 13일 오늘이 바로 긴조9호가 선포된 날이네 작년 이맘때 재심청구를 ..
2014.05.13 -
누가 나의 생일을 축하했던가
누가 나의 생일을 축하했던가 내일의 아내가 차려준 생일밥상을 받았네 한 10년 넘게 건너뛴 시인의 생일을 살뜰하게 챙겨준 오늘이 작은 행복이런가 성당에도 같이 가기로 결단을 내린 내 맘같은 그녀가 고맙네 팥밥에 미역국 나물 조기 잡채까지 아침에 차려갖고 마주앉아 먹노라니 지..
2014.05.06 -
우린 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우린 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오월의 철쭉꽃을 보면 난 죽어간 이들이 잊히지 않고 생각나 슬픈 오늘이다 진도 앞바다 속에 갇혀 버린 단원고 학생들도 그해 오월의 꽃넋들도 아프게 되살아오는 무능하고 추악한 권력의 학살 앞에서 분노가 이글거린다 우린 언제까지 또 얼마나 더 죽임..
2014.05.03 -
내가 명자꽃을 처음 만난 날
내가 명자꽃을 처음 만난 날 난 길 위에서 그 꽃을 만났고 사랑했네 동병상련 심정이었던가 서로가 힘들고 외로워하던 봄날에 우린 마주보며 눈의 대화를 나누었지 진심을 확인하던 명자꽃의 눈물 차이를 넘어 하나된 풋사랑에 빠졌지 혼인미사 그때까지 아끼고 챙기며 부모님 고향마을..
2014.04.24 -
꽃향기 진한 4월은 부른다
꽃향기 진한 4월은 부른다 성당 마당가에 피어난 연보라빛 라일락 봄날 꽃향기가 진하여라 산에들에 온갖 풀꽃 민초의 힘인 양 때가 되니 솟구쳐 우리를 일깨우는구나 저 꽃 하나도 시련의 겨울을 떨치고 새봄을 알리거늘 어찌 반갑지 않으랴 이 땅에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던 그 ..
2014.04.01 -
저 꽃도 내 마음을 아는 듯
저 꽃도 내 마음을 아는 듯 적목련 벌써 피었네 춘분 지나 동네 길가에서 마주친 새봄이여 내 사랑하는 사람 아릿따운 순정인 양 슬픈 이 땅에 함께 살자는 몸짓으로 서로를 끌어안는가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더 소중한 하루하루 불가능한 꿈을 내 가슴에 품어라 꽃소식 하나 ..
2014.03.22 -
빗 속에 남모를 사랑을 그리며
빗 속에 남모를 사랑을 그리며 불종거리에 비는 내리고 술 한잔 마신 해당화 그녀를 사랑해도 될까 내 시집을 사 읽고 눈물 흘렸다는 착한 여자 끼니를 꼭 챙기라며 반찬거리도 만들어 준 맘씨 고운 사람 차이야 꽤 나지만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온 풋풋한 그 순..
2014.03.13 -
새잎처럼 첫 마음을 부르며
새잎처럼 첫 마음을 부르며 첫 고해성사를 하고 보속으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다 성당 마리아상 옆 초록빛깔 새잎들이 꼭 내맘같던 날 신앙도 삶도 봄을 맞이하려나 은총에서 비껴간 이들 얼마나 많은가 이제 교리반도 끝나고 미사를 드리는 주일 다시 희망을 찾아 나 이웃 사회를 ..
201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