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게 말을 걸다(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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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치는 석전동에서
눈보라 치는 석전동에서 폭설이 내린다 마산에 동네 정자에도 공동 빨래터에도 아침에 길을 나서보니 온통 하얀 풍경들 눈꽃을 피운 나무들 오래 사무쳤던 한처럼 내 가슴을 때리는 흰눈의 아우성이여 눈보라 펄펄 휘날리는 민주성지 마산땅 바꿔라 소리치는 듯 폭설이 내린다 여기에 온 사람이 평등..
2011.02.14 -
최고은 작가의 죽음 앞에서
최고은 작가의 죽음 앞에서 밥 한 그릇이 없어 굶어죽은 젊은 영화작가 최고은의 아픈 삶이 왈칵 눈물을 쏟아지게 하누나 한창 꿈에 부풀었을 시나리오들 원고료도 못받고 달셋방값도 밀려 쌀도 떨어져 외로이 몸부림쳤다니 그가 남긴 단편영화 격정소나타여 산 자들을 울려라 영화계의 그늘이런가 ..
2011.02.10 -
양운진 교수 사모님 빈소에서
양운진 교수 사모님 빈소에서 왜 마지막이라 생각하나 되묻는 양운진 교수 환경운동가이자 마산겨레하나 공동대표인 그가 불쑥 던진 한마디 오래 병마로 고통받은 부인의 빈소에서 슬픔 대신 한잔 술을 문상객에게 권커니 받거니 하며 얘기나누던 그의 부고장을 받고 온 제자들 성당사람들 시민사회..
2011.02.08 -
서초동 산 160번지 산청마을
서초동 산 160번지 산청마을 하늘을 나는 새들도 제 집이 있건만 비닐하우스 거처에서 최악의 한파를 설 명절을 맞아야만 했다니 70년대 청계천 인근 넝마주이 사람들 이주해 온 산비탈에다 합판 비닐로 지어 놓은 판자촌 서초동 산청마을 지난 해 겨울 화재로 사라진 보금자리 보수조차 안돼 구청의 ..
2011.02.05 -
진실엔 짝퉁이 없습니다
진실엔 짝퉁이 없습니다 시외주차장에 떨어진 두 개의 홍보물 귀성길에 누가 보았을까 조중동 종편 특혜 막장뉴스 시작 MB가 망쳐놓은 차례상 남북대화 평화협정 큼직하게 눈에 들어오는 한겨레 21 잡지랑 국민주권시대 유인물 찬찬히 읽어 보니 내 심정에 딱 들어맞네 구제역 물가폭등에 설 차례상도..
2011.02.02 -
진영장은 또 다른 고향
진영장은 또 다른 고향 진영 5일장에 가면 옛 장터 숨결이 오롯이 스며 있데 남새 생선 과일 떡 옷 고기 등등 없는 게 없어라 대산 진례 동읍에서 아침부터 나와 북적거리는 그곳 모처럼 활기가 돌아 사람사는 재미 듬뿍 맛보고 왔지
2011.01.29 -
광주의 넋을 밟지 마라
광주의 넋을 밟지 마라 5.18 영령들을 욕되게 마라 빛고을을 찾을 테면 정신 좀 차리고 와라 홍남순 변호사 박관현 총학생회장 상석에 어떤 자가 구둣발을 올려 놓는가 한국 민주주의의 성스런 묘역에 참회조차 않은 채 무례를 범한단 말인가 5.18 영령들 앞에 사죄하라 그리고 다시 오지 마라 빛고을이 ..
2011.01.27 -
무학산 시산제 산행길에서
무학산 시산제 산행길에서 겨울산 바위길을 오르며 하 세월 버티고 선 굳센 심지 하나 보는가 뭇 짐승들이 지나다녔을 깊은 계곡 좁은 길 숲속의 비경 놀라워라 큰 바위 틈새 많기도 해 비박하기 맞춤하니 문득 산생활 그립구나 언 땅에 뿌리내린 나무들 참 단단하기도 하지 민중의 억센 삶들처럼
2011.01.24 -
또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동지에게
또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동지에게 민중의 벗이었던 고 하영일 동지 경남공무원노조 사무차장 4주기 기금마련 일일찻집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네 맡은 일에 혼신의 힘을 쏟으며 올곧은 공직개혁을 위해 조합원 권리를 찾기 위해 그는 병마도 모른 채 뛰었지 못질 당하던 노동조합 사무실을 ..
2011.01.23 -
새해 또 다른 희망을 꿈꾸며
새해 또 다른 희망을 꿈꾸며 경남겨레하나 정기총회 신묘년 첫 화두는 뭐니 해도 평화였다 북녘 푸른숲 가꾸기에 남녀노소 회원들 5천원 1만원 모아서 동포애를 떨친 지 4년째 거꾸로 가는 남북교류를 오직 통일 열망으로 바로 세우려 뛰었거늘 연평도 포격 터지던 날 금강산 관광길도 개성공단길도 ..
2011.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