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게 말을 걸다/시에게 말을 걸다(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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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노동 설레임이 절망으로
첫 노동 설레임이 절망으로 최저임금이 시급 4,320원 그나마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200만명이라 참 불평등한 노동의 댓가 가장 심한 나라가 한국이라니 기가 막혀 19살 이하 어린 청소년도 20~24살 청년들도 착취당하는 슬픈 나라 최저임금은 복지라던데 받아쥔 임금 75만원 첫 노동이 절망이구나
2011.03.19 -
바다에 부치는 편지
바다에 부치는 편지 내 고장 마산에는 푸른 바다가 파도치고 있지 갈매기들 노닐고 숭어떼 찾아 낚시질도 하네 밀물때 물결치면 내 마음까지 적셔주는 바다 울 어머니 뼛가루 고이 뿌려진 넉넉한 품이여 오염되고 매립돼 안쓰러워도 끈질기게 살아 내 고장 항구도시 마산을 지켜 오래 푸르거라
2011.03.18 -
진달래 꽃사태 몸짓으로
진달래 꽃사태 몸짓으로 51년 전 3월의 마산 총탄에 뚫린 젊은 가슴 있네 고교 급우 다섯명이 김용실 열사를 잊지 않기 위하여 김민기의 아침이슬 집시춤 플라멩코 그 영전에 바쳐라 죽음을 넘어 부활한 그날 꽃넋이여 추억 속에 빛나리
2011.03.12 -
대학가에 봄은 왔는가
대학가에 봄은 왔는가 참 오랫만에 왔구나 댓거리 경남대 10.18 광장 노인정 그 자리 해마다 축제때면 또 집회때면 즐겨찾던 이곳 세월은 살같이 흘러 최루탄도 민중가요도 대자보도 없지만 월영지 한마관 그 어디든 추억은 새록새록 숨쉬네 등록금 5백만 시대 청년학생들 숨통을 조이고 88만원 세대라..
2011.03.11 -
저 까치처럼 날고 싶은 봄
저 까치처럼 날고 싶은 봄 몸도 봄을 타는가부다 폭설도 폭우도 끄떡없이 보냈건만 감기 한번 안 걸리며 팔팔하게 지낸 겨울을 지나 새봄에 과로사하는 공무원도 아닌데 피곤해 파릇파릇한 경칩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성한 데가 없어 몸살림 신호이런가
2011.03.07 -
국밥 한 그릇
국밥 한 그릇 출출한 날 함께 먹었던 국밥 한 그릇 배낭 메고 다니던 내게 든든한 힘이다 때로 전화를 받고 때로 일 거들다 점심으로 저녁으로 때우던 밥 한끼 끼니 거르던 시인에게 작은 힘 주니 고맙다
2011.03.04 -
다시 전쟁이냐 평화냐 묻자
다시 전쟁이냐 평화냐 묻자 내가 빗 속을 거닐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웹항해를 할 때에도 전쟁 음모는 계속되지 키 리졸브 독수리훈련 봄에는 안 봤으면 핵 참화가 뻔하거늘 첨단무기들 불을 뿜고 한반도를 때리면 북미대전은 시작돼 지구가 깨져 버리네 아메리카도 불바다로 남한도 북한도 온통 화..
2011.02.27 -
무화과나무 위의 검은고양이
무화과나무 위의 검은고양이 고양이의 삶도 고단하다 어쩌다 집을 비우고 내일 돌아와 보면 반갑게 뛰어오는 녀석 폭우가 쏟아진 그날밤에 독을 먹고 쓰러져 간 가여운 생명들 아팠지 목줄 맨 길고양이 보살펴 먹이를 주며 길렀더니 그새 식솔처럼 된 고양이의 죽음도 슬펐다 어미는 가고 남은 검정..
2011.02.25 -
진영에서 하룻밤 묵다
진영에서 하룻밤 묵다 골목길 여관에서 오래 목욕하고 거울에 비친 나 머리도 희끗해 몸도 말랐고 하 세월 멀리 달려왔구나 따스한 온돌방 오랫만이고 더운 물 얼마만이더냐 진영신문 막바지 작업에 사진 찍고 얘기듣다 늦은 밤 구도심 옛길 숙소에서 잠 못 이루며 추억에 젖는가 보성녹차 한 병 디스..
2011.02.22 -
새봄맞이 살림길을 열자
새봄맞이 살림길을 열자 복은 쳐 들이는 것이라 울 동네 지신밟기 달집태우기를 하며 휘영청 밝은 달을 맞아 들여야 한다지 구제역에 비까지 내려 보름달 안 보여도 이미 달은 떴어 한 해 소원을 비는 팍팍한 가슴들 속에 귀밝이술 오곡밥 나물 여럿이 모여서 나눠먹던 풍속을 잊지 않고 그려보는 내 ..
201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