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3부·눈물젖은 낙동강을 노래하며(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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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 한몸처럼 어깨를 걸고
함께 살자 한몸처럼 어깨를 걸고 나는 저 작업복을 보면 눈물이 핑 돌아 뼛 속 깊이 사무친 탄압의 세월을 온몸으로 버텨왔던 대림자동차노조 동지들 짤리고 짓밟혀도 일어섰던 단결투쟁의 그 시절 마창노련 선봉에 서서 파업가를 부르던 얼굴들이 지금도 생생해 강산은 두 번이나 바뀌었건만 또 다..
2010.02.02 -
자 총을 내려 다시 6.15를 빛내자
자 총을 내려 다시 6.15를 빛내자 지금쯤 최전방에는 하얀 눈이 산발마다 내려 쌓이고 겨울나기에 한창 바쁠테지 남과 북이 총부리 겨눈 그곳은 DMZ에서 서해상에서 총포소리가 끊이질 않는가 겨레의 소원 통일을 이루자면 전쟁이야 평화냐 둘 중에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랴 6.15 남북공동선언을 존..
2010.01.28 -
그리운 것들은 길 위에 남아 있다
그리운 것들은 길 위에 남아 있다 무학산에 오르니 나를 일깨운 건 길마다 깃들인 추억이었네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 조심하며 앵지밭골을 거쳐 서마지기 정상까지 갔다가 섬들과 산줄기를 보고 소망돌탑 아래 개나리동산에 모여 시산제를 모두 함께 올리고 완월폭포로 하산하던 오솔길에서 하염없..
2010.01.25 -
행여 지친 친구가 있으면
행여 지친 친구가 있으면 이른 아침 삼호천 위로 빗 속을 날으는 새여 찾아가는 곳 어디메뇨 셋이 모여 대열을 이뤄 퍼득퍼득 나래치며 산 너머로 떠나가는가 갈 곳을 잃어버린 이들 거리마다 집집마다 소주로 세월 때우련만 다시 날자 저 새들처럼 소리치고 싶은 날에 빗방울 가슴을 적시네
2010.01.21 -
눈길을 밟으며 떠난 답사길 비나리
눈길을 밟으며 떠난 답사길 비나리 소백산 흰눈이 우리를 반겨맞았네 어서 오라고 웃음지으며 손짓하던 소수서원 부석사여 한너울 답사길은 썰매를 타는 듯 설레이는 가슴으로 걸음 옮겼지 여럿이 함께 눈 덮인 들을 지나고 우리 것의 숨결 살아 숨쉬는 문화유산을 찾아서 떠나온 길에 눈꽃처럼 맺힌..
2010.01.18 -
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
바람부는 저 길이 우릴 부른다 우리네 삶터에 칼바람이 불어 공장에서고 농토에서고 가릴 것 없이 쫓겨날 참일세 청춘을 다 바쳐 땀흘려 가꿨던 정든 일터를 빼앗는 자여 이대로 순순히 나가지 않으리 구조조정 4대강 괴물을 앞세워 노동자 농민 다 죽이려고 우리네 가슴에 대못을 박는가 일자리 천만..
2010.01.15 -
가난한 이웃들에게 바치는 노래
가난한 이웃들에게 바치는 노래 밤새워 써내려 간 나의 시가 한파 몰아치는 겨울밤에 돈없는 이들의 언 몸을 덥히는 이불 한장이 되었으면 좋겠네 차가운 방에서 자다가 숨져간 버림받은 사람들 떠오르지 따스한 전기장판이라도 누가 주었더라면 이 겨울을 버티고 새봄을 맞았으련만 김장 담그면 나..
201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