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다시 시작하는 거야/문예의 길 7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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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의 밤과 아침 사이
겨울산의 밤과 아침 사이 칼바람 부는 깊은 산에서 갈 길을 잃었다 밤새 독감과 싸우며 비상용 침낭을 덮어썼다 불을 피울 수도 없으니 날 밝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얼음장같은 바닥에 누워 기침은 점점 심해졌다 구들을 달궈 산죽을 깔면 오죽 좋을까 봐 생각에 잠기며 얼핏 영하의 한뎃잠을 깨었다 ..
2008.12.27 -
겨울 길손을 맞는 임마농원에서
겨울 길손을 맞는 임마농원에서 쌀재고개 가면 언 배추 있지 스산한 텃밭 눈길 맞추다 허수아비에게 안녕 하면서 한줌 뜯어서 된장찍어 먹네
2008.12.25 -
오늘 하루 몰래산타가 되자
오늘 하루 몰래산타가 되자 산타는 언제 오나요 울상짓던 아이야 이제 우리가 산타가 되어 여럿이 어울려 간다 아무도 찾지 않는 그곳으로 선물보따리 한아름 들고 징글벨 노래부르며 씽씽 내달려 갈 성탄전야 자선냄비도 복지시설도 썰렁하다지만 살뜰한 이웃의 정이야 어느 누구도 뺏을 수 없지 맛..
2008.12.24 -
슬픈 화요일에 참교육을 부르며
슬픈 화요일에 참교육을 부르며 문 밖에 고드름이 달린 겨울밤 갇힌 아이들 얼굴이 어른거려 풀어주라 소리치다가 일어났어 학교가 감옥같다는 서글픈 말에 밤새 뒤척거리다 잠이 깬 거야 쫓겨난 선생님 반 학생들 외침에 일제고사 않고 체험학습 간 일이 무슨 죄가 된다고 해직시키고 이토록 아픈 ..
2008.12.23 -
내 당신께 드리는 마음 하나
내 당신께 드리는 마음 하나 동짓날 찬비 뿌리는 산하여 팥죽 쑤어 나눠들 먹고 넘보는 액운을 쫓아내자 부시한테 던진 신발짝처럼 성난 민심을 한데 모아 빼앗긴 삶을 되찾게 하라 마른 잎들 적시며 쏟아지는 저 겨울비 그치고 나면 매서운 추위가 닥쳐온다지 끔찍한 한 해를 보내기 전에 붉은 색 골..
2008.12.21 -
지금은 정녕 겨울공화국인가
지금은 정녕 겨울공화국인가 송년회 술에 취했던 그 시각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은 날치기 한나라당 개판일세 나라망칠 한미FTA 비준안을 야당도 국민도 봉쇄한 채 소파산성 쌓고 상정했구나 의회마저 폭력으로 짓밟다니 MB 1년은 처절한 절망을 돌림병처럼 번지게 하는가 길고 긴 폭정의 세월을 넘어 ..
2008.12.19 -
빗 속에서 타오른 저 촛불들처럼
빗 속에서 타오른 저 촛불들처럼 촛불이 타올랐던 창동 거리 그날밤은 비가 내렸지 시민과 함께 촛불을 든 강달프 흰 두루마기 차림새로 포효했어 꺼질 수 없는 민주의 열망으로 미친소를 FTA를 막아내고 대한민국을 지키자던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을 봤지 그는 서민의 벗이자 희망이었어 탄압의 광풍 ..
2008.12.12 -
옛 선창가는 매립되었어도
옛 선창가는 매립되었어도 내 어릴 때 할머니 손잡고 어시장 선창가에 가서 팥죽 한 그릇 맛보았댔어 난장 선 그곳이 눈에 선해 구산면 심리가 고향인 울 할매는 바다를 그렸지 손주 대학 보내고 앓은 채 약 한첩 제대로 못 쓰고 긴 담뱃대 두고 떠나갔어 쌈짓돈 아끼고 아껴두었다 내게 사준 팥죽 한 ..
2008.12.11 -
아픈 역사를 그대로 알려라
아픈 역사를 그대로 알려라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다 압록강에 몸을 던졌던 조선의 딸들을 기억하지 광복군에 다시 능욕당하자 정말 죽고 싶었던 게야 고은의 소설에 보면 나와 어제 위안부할머니 추모식 행사에 갔다가 들으니 광복회가 역사관을 막데 순국선열을 욕되게 한다며 할머니들 인권박물..
2008.12.08 -
갈 길 멀어도 함께 하리라
갈 길 멀어도 함께 하리라 한파 몰아치는 길 위에서 희망의 노래를 부르며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아 우리는 1% 부자가 아니라 살림걱정 나라걱정에 잠 못 이루는 서민들이다 자살로 실업자로 내몰리는 슬픈 땅 대한민국이여 이제 99% 국민이 나서네 경제는 파탄! 국정은 실패! 활활 타는 분노를 보라 하..
2008.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