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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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비 한 그릇을 먹으며
수제비 한 그릇을 먹으며 간밤엔 천둥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졌다 올 장마가 심상찮다 비 그치니 또 폭염이다 낙동강 녹조는 발암물질 투성이라건만 왜 보 개방을 않나 이제 식수마저 위태로워라 부산경남 사람들 밥상도 안심하지 못하지 명자꽃은 아침녘에 골목길 텃밭을 살펴보고 추억의 수제비 차려서 늦은 끼니를 때운다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24만명이라는데 편의점 도시락 라면은 싸도 나트륨 초과라건만 젊은 몸인들 건강하려나 노숙인 무료급식도 고물가에 찬이 준다지 점심시간 밥값이 만원대니 직장인도 울상이라지 쩐의 전쟁 못지 않은 밥의 전쟁이 시작됐는가 저 수제비 한 그릇 집밥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스러운 오늘이다
2023.06.28 -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핵 오염수에 어시장도 열불난다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시장에 비옷 사려고 갔다가 상인회 전회장을 만나 요새 경기가 어떻습니까 물으니 말도 마란다 장삿일 다 죽을 지경이란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전인데도 심리적 위축 탓인지 불안한 감이 역력하단다 어시장이 타격받으면 창동 오동동 식당 술집들도 뭘 갖고 장사를 할까 물가고에 악재가 하나 더 덮친 최악의 여름이 되겠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 수많은 상인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 아닌가 어찌 어시장 하나뿐이랴 아이들 학교급식도 안심하지 못할 판이라지 폐업한 점포들 노점들 마주치면 마음이 안쓰럽다 장마철 막걸리 파전 생각보다 앞으로 뭘 해서 살까 시장 나들이길이 무겁다
2023.06.25 -
참교육이 더 간절해지는 오늘에
참교육이 더 간절해지는 오늘에 학교 마치고 가정방문 갔더니 개구리 울음소리만 요란한 산골처럼 캄캄한 섬마을 산 아래 낡은 집에서 학부모가 소주 한사발을 권하길래 받아 마시고 그냥 돌아왔지 그때 난 철부지였어라 노동에 지친 몸 쉬는 중인데 웬 젊은 선생이 찾아와 무슨 상담을 한단 말인가 거진 흙수저 출신들이라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학벌사회 차별을 피해갈 수 없었을 터련만 독재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거부 못하는 일선 교사들 감시하는 교육관료들 그대론데 검찰공화국 들어선 정치적 편향 운운하며 행복학교 마을학교 예산도 모조리 삭감했다지 거꾸로 돌아가는 학교교육 쉬운 수능 킬러문항 특목고 자사고 부활 등 교육개악 단어들이 난무하니 무한경쟁 입시지옥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다시 참교육이 간절하여라
2023.06.23 -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능소화가 필 무렵이면 새들도 잠든 한밤중 비는 내리는데 담벼락 위에 능소화가 그리움처럼 피었네 눈에 선한 옥계 바닷가 고향길 황톳빛이 꽃잎 속에 어렸구나 어젯날 까치가 울고 행여나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까 기다린 석전동 글감옥 시절 골목길 어귀에 능소화가 피었댔지 내겐 상처꽃이네 찢겨진 이 산하에 철망 앞에서 붉은 담장 하얀 방 창살에 갇혔던 내 젊은 날도 해직의 세월도 이제는 추억이건만 풀지 못한 한들이 되살아 오는 검찰독재 시대 저 능소화 꽃말처럼 사무친 기다림은 끝나지 않는가 버티고 이겨내어라
2023.06.21 -
상자텃밭 찬거리로 한끼 때우고
상자텃밭 찬거리로 한끼 때우고 명자꽃이 가꾼 상자텃밭에서 상추 깻잎 고추 가져다 아침 한끼 밥상을 차리고 폭염 속에 하루를 시작한다 간밤은 열대야 탓에 깻잎도 오그라들었더니 살아 있어 줘 고맙다 넉넉한 들엔 옥수수꽃이 피고 흘린 땀만큼 수확하며 땅과 말하는 농사형제들 살농의 긴 세월에 우리농산물 지켜내기도 식량자급률도 더 힘들어질 판이건만 방사능 오염수까지 저 난리니 생명의 신비가 깃든 농삿일 그 공을 뉘라서 알랴 도시의 빈 땅 놀리느니 공동체텃밭이라도 일궜으면 오죽 좋으련만 온통 투기판이 돼 버렸다 중성동 골목길 대문 담벼락에 놓여진 상자텃밭 여나믄 개 다행히 모두 살아 있다 유일한 낙이란 텃밭가꾸기에 깃들인 고향마을 향수 남새들마다 짙게 배였다 그래 끈질기게 한번 살아보자
2023.06.19 -
부산항은 평화를 원한다
부산항은 평화를 원한다 핵전쟁으로 가지 않는 방법은 없는가 이 땅이 뉘 땅인데 저 부산항에 지구 최후의 무기란 핵잠수함 미시간호가 들어왔단 말인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맞서 6년만에 방한한 미시간호 무엇을 하려는가 정전 70년 6.15선언 23주년 역사의 교훈을 잊었는가 과연 제2의 한국전쟁이 터져야 좋은가 접경지역도 서해안도 불안하기만 한데 평화의 길은 멀기만 한가 전쟁위기설이 실제상황이 되는 날 우린 어디로 피난갈까 참상들이 눈에 선하건만 또 다시 부산항에 핵잠수함이 웬말이냐 내 사랑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노라
2023.06.16 -
마산교구 민족화해상 시상식 및 평화아카데미^^
남북단일기를 펼치며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민족끼리 평화 번영의 길을 역설해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가 제1회 민족화해상 수상자로 김영만 경남평화회의 고문을 선정하고 6월 14일 교구청 강당에서 시상식을 개최하였다. 지역사회 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와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김의장이 헌신한 공로를 치하하고 다같이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였다. 김의장은 수상 소감에서 남북단일기를 펼치며 외세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 민족끼리 평화 번영의 길을 역설해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서 이시우 평화운동가이자 사진가의 을 주제로 평화아카데미가 진행되었다. 연평도에서 마산까지 먼길을 달려온 그는 평화강연에서 한국전쟁 이후 정전협정의 경과와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국가연합 연방제 통일방안을 제시하..
2023.06.15 -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 6월항쟁 사진전을 보면서 그날 거리로 떨쳐나선 종교인 학생 노동자 시민들 분노의 외침이 들린다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 그리고 수많은 민주시민들 그들의 눈물과 피로 만들어진 오늘 어언 36주년 다시 민주주의를 부르며 우리는 광장에 모였다 서울 부산 광주 전국에서 동시다발 항쟁으로 독재는 민주를 이길 수 없다! 6월항쟁 정신계승! 검찰독재 타도! 촛불대행진을 펼친다 야만의 시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결의가 온누리에 파도친다 단결된 민중 촛불이 이긴다 6월의 함성이 시작됐다 최루탄 자욱한 거리 독재에 맞서 목숨걸고 싸웠던 민주항쟁의 역사가 제36돌 6.10 민주항쟁 기념식 오동동 문화광장에 전시된 사진 한장마다 촛불처럼 타오른다 오늘 하루 이곳 마산에서도 민주화 ..
2023.06.10 -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석달간 아무도 몰랐던 죽음 앞에서 옆집에 사람이 죽어도 모른다 비정한 도시의 민낯 다세대주택 반지하에서 일용직을 전전하던 50대가 홀로 쓸쓸히 숨져갔지만 석달이 되도록 아무도 몰랐다 복지 사각지대 참담하다 주민자치위도 복지패밀리도 복지등기도 부질없었다 각자도생의 생존법 더불어삶의 길은 아직 멀었다 왜 아무도 몰랐을까 왜 아무도 찾지 않았을까 전기료 체납 위기가구였건만 복지시스템은 가동되지 않았다 건물 수리공이 신고하지 않았다면 영영 잊혀진 죽음이 되었을 터 도시재생 행복마을 만들기도 위험에 처한 한 사람을 구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일까 아프고 슬픈 소식들이 끊이지 않는 불평등 사회를 사람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그날에 가서야 고독사도 사라질까 언론 기사를 접하는 순간 내 마음 한켠이 무너져 내렸다
2023.06.09 -
공공의료를 왜 외면하나
공공의료를 왜 외면하나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 어디 한둘이랴 복지도 축소 대선공약인 간호법 처우개선도 거부 의료도 민영화하면 공공의료는 죽고 서민들은 어디로 갈까 코로나 재앙 3년 이후 지원이 끊긴 마산의료원 20억 적자라는데 공공병원 역할이나마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곳곳이 민간 위탁 민영화에 열올리는 지자체 어찌 두고볼 것인가 숱한 환자 안전 의료 사고 생명이 달렸거늘 보건의료 인력확충도 손실보전도 예산지원도 없는 적자경영은 위태로워라 전국의 의료원들이 같은 처지라건만 없는 사람들 기댈 곳이 사라질까 두렵다 10년 전 진주의료원 폐업사태 악몽이 떠올라 다시 투쟁에 돌입할까 지켜야 할 것은 환자들의 생명이고 공공병원 마산의료원이다
2023.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