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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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은 안녕들 하십니까
내 고장은 안녕들 하십니까 무학산 서마지기에 서서 내 고장을 바라보면 마산은 항구도시 공단도시 상업도시 풍경이어라 수출자유지역 입주업체는 줄고 감원이 많다지 창원공단 가동률도 떨어져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요즘같은 불황기에 "월급 빼고 다 올랐다"지 시내 중심가 나가보면 전통시장 상인들도 "장사 30년만에 이런 경우가 처음이다" 탄식이 나오지 추락하는 민생경제 체감경기는 바닥을 치고 빚내서 버틴다는 중소영세상인들 얼굴에는 눈물꽃이 다 피었지 노동자 도시에 살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려우면 창동 오동동 어시장도 장사하기가 빠듯해지지 국정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산다는 것이 더 팍팍해지지 민생고는 안중에도 없는 정권의 독주를 멈출 마산의 혼이 아쉬워져라
2024.02.15 -
냉이쑥국에 깃든 봄 향기
냉이쑥국에 깃든 봄 향기 봄 식탁이 차려졌어라 고향집 밭에서 캔 냉이 쑥으로 국 끓이고 텃밭 봄동 겉절이에 명절 제사때 남은 고기 볶음 반찬 해서 둘이 한끼 밥 먹네 쇠귀 선생은 "봄은 들판의 이름없는 잡초에서 시작된다"고 서화에서 말하더니 민초의 생명력 놀라워라 봄 향기 안겨주는 냉이쑥국을 맛보느라니 내 몸도 봄이구나 바람부는 들판에서 온 봄 소식이 반가워라
2024.02.13 -
시대의 운명은 나의 운명이다
시대의 운명은 나의 운명이다 차별이라는 별은 없습니다 그 싯구를 되새기며 밤새 잠 못 이루었어라 얼마나 서러웠을까 노동자 절반을 넘어선 이 땅의 불안정노동 비정규직 누가 만들었던가 수탈의 신자유주의 자본의 탐욕이 아니던가 정혜경 학비노동자가 출간한 시집 첫장을 펼치자마자 왈칵 덮쳐오는 차별들에 곳곳의 갑질에 우는 을들의 가슴앓이 아프게 내 가슴을 울리더라 후대에 물려줄 수 없는 불평등 세상을 바꿀 일하는 사람들의 햇새벽이 솟아오를 그날까지 직종을 넘어 하니로 뭉쳐 굳게 잡은 연대의 손들 놓치 않으리니 두려워 말고 싸우자 똑같은 임금 평등한 세상 한밤의 꿈이 아닐지니 함께라면 험한 길도 즐겁다
2024.02.12 -
울 부모 따신 밥 한끼 차려 놓고
울 부모 따신 밥 한끼 차려 놓고 그렇게 바다를 끼고 살았다 아비는 고기잡이배 타고 어미는 어시장에서 장을 봐 반찬가게를 꾸렸다 구산면 옥계 바닷가에서 마산으로 거처를 옮겨 자식들 키우며 늙어갔다 나이들어 우리 부모는 병고에 시달리다 떠났다 지금은 선산이 없고 내서 논도 교원동 집도 다 없어져 버렸다 "돈을 모른다"고 타박하던 그 말이 아프게 울린다 명자꽃 아내와 함께 설 명절 제사를 지내며 모처럼 부모 이름을 지방에 쓰고 추억하면서 오늘의 나를 돌아본다 서민들 살아가는 게 그때와 다를 바 없는 고단한 노동의 세월에 변치 않는 사랑이란 자식 걱정 부모 마음이다 시국사건 구속 해직이 없었더라면 맘 편했을 터 해당화 시인의 인생역정 후회일랑 없지만 따신 밥 한끼 올려 지냈던 설 제사가 내내 씁쓸해 남모를 회..
2024.02.11 -
지리산에 차례상을 올리며
지리산에 차례상을 올리며 지리산 아흔아홉 구비 저 능선 저 골짜기 꽃도 십자가도 없이 찢겨진 이 산하에 잠들어 있을 꽃넋들이여 술 한잔 붓고 절 올리는 성묘길 억울한 죽음들 그 얼마나 많았던가 동학혁명부터 일제하 해방정국 한국전쟁 전후까지 격동의 현대사 피어린 산맥이었어라 떠도는 원혼들 눈 못 감은 전사들이여 해방구는 녹슬고 세월은 멀리 흘러도 그날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으리니 잊지 말 일이다 저 흰눈 쌓인 천왕봉에게 안부인사 전하며 차례상을 올리노라 반란의 산 지리산이여
2024.02.10 -
설날에 새로운 백년을 꿈꾸며
설날에 새로운 백년을 꿈꾸며 까치가 우는 설날 아침에는 해가 뜨지 않아도 좋다 가슴에 붉은 해가 솟을테니 그런 배짱으로 살아야지 세상이 아프다 나도 아프다 선물꾸러미 대신 장사 재료를 들고 가며 설 명절에 깃든 추억들일랑 떠올려 본다 우리가 명절을 명절답게 웃음꽃 폈던 적이 있었던가 차가운 길거리 천막에서 공장 옥상 농성장에서 빼앗긴 일터 그 자리에서 하얀 벽 창살 속에서 귀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한번쯤 돌아보아라 연대의 손 내밀어 보아라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꿈에 본 내 고향 남몰래 눈물흘리는 이들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함께 살자는 절박한 외침은 어제도 오늘도 울린다 무슨 인사를 받고 싶은가 차례상 밥상 민심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전쟁같은 노동의 대지 위에 끈질기게 꽃피워 온 이 땅의 역사를 믿..
2024.02.08 -
김재연의 시민 인터뷰 열독하며
김재연의 시민 인터뷰 열독하며 한 10년쯤 송산에서 운영해 온 동네 마을사랑방 교육공동체를 일구어 가는 남모를 노력 값져라 초등 학부모회때부터 "영화제 전통문화 장 담그기" 프로그램을 학교 아이들과 함께 진행하면서 "학생들도 주민이다"는 것에 이제 마을 어르신들도 거부감이 없다네 의정부 예산 지원이 깎였어도 행복한 마을만들기를 향한 그의 열정은 식지 않아라 "돌봄학교 늘리기보다 돌봄교실이나 지역아동센터를 더 잘 활용하라"는구나 "8시까지 돌봄 맡길 것이 아니라 부모들 퇴근시간 앞당겨라"는 말이 무척이나 인상깊어라 김재연님의 시민 인터뷰 하나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마을교육공동체를 생생히 일깨워 주니 고마워라
2024.02.07 -
따뜻한 진보의 한길에 서서
따뜻한 진보의 한길에 서서 설 명절이 가까워 오니 출근길 인사도 받는구나 "용의 해엔 특검수용" 진보당 플랑카드가 유난히 눈에 들어오네 제 자리에 꼭 있어야 할 그 사람이 없다는 슬픈 현실 앞에서 잠시 눈감고 그려보아라 안타까이 우리 곁을 떠나간 따뜻한 진보의 얼굴들 몫까지 함께 싸워야 할 4월 총선 선거투쟁 검찰독재 국정농단을 심판하는 날이다 노동자 서민들 귀성길에 띄워 보낼 내 마음도 저 손짓과 같거늘 길이 끝나는 그곳에서 절망의 벽을 깨뜨려 길이 되는 사람들이 있어 우린 희망을 노래한다
2024.02.06 -
상자텃밭 봄동에 비는 내리고
상자텃밭 봄동에 비는 내리고 입춘 앞두고 사람의 마을에 겨울비가 내리는 주말 상자텃밭의 봄동도 젖고 해당화 시인도 젖는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를 여야 정권교체처럼 반복한 봄동 채소 반찬삼아 된장에 찍어 먹으니 달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 상자텃밭에서 길러 먹으니 찬거리로 요긴하다 요즘 농촌은 인구절벽 탓에 생필품 상점도 드물다지 자급자족할 수밖에 도시농업 텃밭 하나 소중한 고물가 시대가 아닌가 산전수전 겪는 세상살이도 봄동처럼 단맛 났으면 내 마음도 한결 가벼우리 소소한 행복도 함께 누리리
2024.02.03 -
우는 자와 함께 울어라
우는 자와 함께 울어라 낼 모레가 입춘인데 어머니의 얼굴에 봄은 올 것인가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우리 아들딸 이 산천을 떠도는 꽃넋들이 되어 서글피 울고 있을까 세월호 이태원 참사도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조차 없이 얼어붙은 땅 오체투지도 단식농성도 응답없이 특별법 통과마저 또 거부권이냐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 어찌 위로하랴 우리는 "미안할 뿐이다!" 어머니의 눈물은 간절한 기도다
2024.02.02